[이경주의 IPO] SK에코플랜트, 자산매각 본격화 하나
[이경주의 IPO] SK에코플랜트, 자산매각 본격화 하나
  • 이경주 딜스토리 대표
  • 승인 2024.05.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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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주도한 박경일 사장 퇴임이 신호탄…FI "박 사장 매각 반대, 대주주와 충돌 가능성“

[이경주의 IPO]는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핵심 이슈를 연재 보도합니다.

◆이경주 대표는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더벨 산업부에서 유통, 운송, 전자, 자본시장부(IPO)에서 취재 경험을 쌓았다. 현재 자본시장 콘텐츠 전문 매체인 '딜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 자산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박경일 전 사장이 회사를 떠난 것이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박 사장은 건설업에 치중한 SK에코플랜트 사업구조를 대규모 M&A(인수합병)를 통해 에너지와 환경으로 다각화시킨 인물이다. 다만 반대급부로 차입이 크게 늘었고, 금리급등 악재가 겹치며 재무안정성이 상당히 훼손됐다.

이에 일부 재무적투자자(FI)가 IPO를 위해 자산매각을 통한 건전화를 도모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조언을 해왔다. 하지만 박 사장은 그간 '불가'’ 방침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그가 자진해 회사를 떠났다. '변화'가 예상된다.

◇ '친환경' 전환 공신 박경일 사장, 재매각 반대했다

28일 SK에코플랜트 FI 관계자는 “박경일 사장은 (M&A로 사들인) 자산은 절대 안판다고 했었다”며 “회사방침인 것으로 이해했는데 박 사장이 최근 퇴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방침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이달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사장이 자진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신임 사장으로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을 내정했다. 박 사장은 올 초 연임에 성공했었다. 임기가 2027년 3월까지로 한참 남아있음지만 조기퇴진을 택했다.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FI는 박 사장이 자신이 일군 M&A자산을 지키려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대주주인 SK(주)와 박 사장간 의견이 상충했을 가능성이 있다. SK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로 그룹전체에 유동성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SK온과 SK하이닉스와 함께 SK에코플랜트가 위험군으로 분류돼 왔다. 고금리 시기에 차입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이유다. SK에코플랜트는 총차입금이 2020년 말 2조원에서 2023년 말 5조6018억원으로 불었고, 같은 기간 이자비용도 551억원에서 2023년 3246억원으로 치솟았다.

박 사장이 주도한 M&A 영향이다. 2021년 말 부임해 그룹차원의 친환경 사업전환 특명을 성실히 수행했다. 크게 △폐배터리(테스) △그린수소(블룸SK퓨얼셀) △대기업형 폐기물 처리(환경시설관리) △해상풍력(SK오션플랜트)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했다. 여기에 3조원이 넘는 현금을 썼다.

이에 SK그룹은 작년 말 정기인사를 통해 경영진에 변화를 줬다. 장동현 전 SK 대표(부회장)를 SK에코플랜트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박 사장 역할이 확장이었다면, 장 부회장 임무는 '자산효율화'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런데 박 사장이 장 부회장과 약 4개월간 호흡을 맞추다 돌연 퇴임했다.

앞선 FI는 “대주주측은 자산효율화를 원하는데 박 사장은 지키려하면서 의견충돌이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FI는 워낙 거액을 투자해 경영에 일정부문 관여하고 있다. 경영진과도 핫라인을 통해 수시로 소통한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6월 4000억원 규모 RCPS(94만주)와 같은 해 7월 6000억원 규모 CPS(133만3334주)를 발행해 총 1조원 규모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이중 CPS투자자들은 우선주임에도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IPO가 완료될 때까지 정관개정 등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 동의권과, 이사회 1인 지명권도 갖고 있다.

◇ 수익부진 폐기물처리사업 매도 가능성

결과적으로 SK에코플랜트는 박 사장 퇴임 이슈를 계기로 자산효율화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매물은 환경사업이다. 외형은 M&A로 단기에 크게 커졌지만 수익 기여도는 낮다. IPO 밸류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환경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3569억원에 영업이익 89만원을 기록했다.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수준이다. 전년에 비해 매출(9815억원)은 38.2% 늘었지만 영업이익(311억원)은 99.7% 감소했다.

환경부문엔 △폐배터리(테스) △대기업형 폐기물 처리(환경시설관리) 두 개 사업이 포함되는데 이중 폐배터리는 전기차시장 개화로 성장성이 농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폐기물처리 사업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M&A들인 돈은 1조8000억원에 달하는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음에도 수익성이 높지 않다.

FI 일부는 해상풍력(SK오션플랜트)도 재무개선을 위한 좋은 매물로 보고 있다. SK오션플랜트가 올 1분기말 기준 지분 37.6%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지분가치가 약 4000억원 가량 된다. 다만 단기 매각 가능성은 없다. 최근 SK오션플랜트 매도설이 나왔는데, SK오션플랜트가 이달 27일 조회공시답변을 통해 추진사실이 없다고 못박았다.

일각에선 오는 6월 열리는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영방침에 대한 큰 뼈대가 정해지면, 이후 SK에코플랜트 경영진이 자산효율화에 대한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6월에 열리는데, 그룹의 중장기 방향을 결정짓는 주요 회의다.

올해는 그룹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세대교체가 이뤄진 뒤 처음으로 열리는 회의다. 협의회 의장이 조대식 전 회장에서 최창원 부회장으로 바뀌었다. 최창원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부임한 김형근 신임사장이 업무를 파악해야 하고 오는 6월 확대경영회의도 있기 때문에 단기에 자산효율화와 관련한 내용을 확정지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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