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 컨퍼런스] 철강 수입침투율 30% '상회'…AD 등 범산업계 대책 필요
[페로 컨퍼런스] 철강 수입침투율 30% '상회'…AD 등 범산업계 대책 필요
  • 김세움
  • 승인 2024.11.01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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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석유화학 등 소재산업 내 중간재·2차제품 수입 급증
선재 열연 등 수입침투율 최대 40%…韓 철강 경쟁력 저하
"수입 규제, 국산 사용 제도화 등 통해 산업생태계 강건화"
전기용 포스코경영연구원(포스리) 철강연구실 수석연구원

최근 철강 등 국내 소재산업들이 저가 수입재 유입에 따라 다양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품질 기준이 미흡해 저질 수입재를 무분별 사용하거나, 국산으로 위장 유통하는 등 악용 사례도 발견된다. 이에 따라 수요가, 정부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고 수입 규제, 국산 사용 제도화 등 산업생태계 강건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기용 포스코경영연구원 철강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29일 페로타임즈가 개최한 제2회 페로 컨퍼런스에서 '국내 2차 제품 피해 사례 분석 및 대응 방향'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최근 기초소재산업 내에서는 중간재 및 2차 제품 수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석유화학, 유리, 디스플레이, 철강산업 등은 중국산 공급 과잉에 따라 매출 및 수익성 하락, 수출 성장세 둔화 등 직·간접적 피해를 받고 있다.

먼저 석유화학산업은 내수 및 수출 동반 부진에 최근 가동률이 70%대 이하로 하락했다. 일부 기업은 50% 미만에 불과해 자산 매각을 검토하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중국산 중간재 스틸렌노모머(SM) 수입이 1년 새 60% 이상 폭증한 영향이 컸다. 해당 소재는 과거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고 있었으나, 중국 기업들이 증설에 나서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전기용 수석연구원은 "석유화학업계는 올해 4월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협의체(TF)'를 출범하고 전 세계적 공급과잉, 중국향 수출 급감 등 업계 현안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라며 "철강업계도 이를 벤치마킹해 함께 의견을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리산업은 더 심각한 상태다. 중간재 판유리에 대한 반덤핑(AD)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입침투율은 이미 2008년 30%에 육박했다. 특히 최근에는 복층·무늬유리 등 2차 제품 유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완제품 수입이 마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판유리창호협회는 이에 따라 비관세장벽 측면에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단순가공 후 판매 시 원산지 표시 의무이행 요구 ▲국내 제조 여부 인증제 도입 ▲수입 유리에 대한 성능 안전성 검수 및 온라인 공시 등이 포함된다.

디스플레이산업 역시 수입재 증가에 따라 LCD 사업을 축소하고 고부가 OLED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현재 국산 OLED는 중국 대비 15~20% 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정부 OLED 지원을 통해 글로벌 1위를 탈환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사들 역시 최근 가격협상력을 제고하고 공급망을 재구성하기 위해 중국산 조달을 축소 중이다.

철강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철강 수입은 1550만 톤 규모로, 수입침투율이 30%에 근접했다. 올해 수요는 더욱 감소한 가운데 수입은 되레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수입재 리스크가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수요가 떨어진 상황에서 저가 수입재가 대거 유입될 경우 국산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제철 냉연 대리점 해원에스티는 지난해 8월 철강 가공사업을 중단했고, 이엔지스틸 역시 올해 6월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또 수입산을 국산으로 위조해 판매한 사건도 적발되고 있다. 2022년 관세청 조사에서 밝혀진 중국산 관이음쇠(플랜지) 제품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까지 저하시키는 문제를 야기해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전 연구원은 "최근 2차 제품 생산업체들은 저가 수입재와 경쟁하기 위해 저가 수입 소재를 지속 사용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봉착하고 있다"며 "건설, 완성차 업체 등 최종 소비자(End user)들 역시 상대적 가격이 저렴한 KS/OEM 인증 제품을 선호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철강 품목에 대한 수입침투율을 살펴보면 선재, 열연강판, 무방향성 전기강판, 중후판 등은 이미 최대 40%에 도달한 상태다.

특히 선재는 국산과 수입재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져 최종재 기준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또 연강선재와 가공품의 경우 대부분 건축자재지만, KS 등 인증이 미비한 경우가 많아 건설사들이 가격만 보고 수입재를 채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중후판 역시 최근 국내 조선산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후판 수입에 불황을 겪고 있다. 해외 선주들이 최근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완화된 점도 중대한 변수다. 이 외에 냉연강판, 석도강판, 강관 등 다양한 품목에서 저가 수입재 유입에 피해를 받고 있다.

그는 "부동산 침체 지속에 따른 원가절감 압박 심화, 고객사 요구사항 증가 등 판매 여건은 점점 악화되는 추세"라며 "고객사가 중국 오퍼가 기준 연동가격을 요구하는 등 수입재가 내수 가격을 결정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마진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적절한 수입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차 제품 수입재가 국내 시장을 주도할 경우 관련 기업 수익성은 물론 향후 미래 혁신 산업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이 소멸해 우리 경제 성장잠재력을 둔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 원산지 규정·인증을 강화하고, 2차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가공업체들에 대한 추적이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또 건설 표준시방서에 KS 기준을 적용하고, 공공 조달품목 인증 조건을 강화해 국산 사용을 제도화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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