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산업 육성방안의 정책 대상을 다이어트(DIET)하자
[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산업 육성방안의 정책 대상을 다이어트(DIET)하자
  • 박봉규
  • 승인 2024.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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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2023년부터 <철자원 상생포럼>에서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및 공급망 강건화를 위한 「철스크랩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마련한 초안을 기초로 환경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간 협의가 완료되면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범정부적으로 발표하는 이번 정책이 철스크랩 산업의 생태계 개선을 통한 업계의 역량 강화는 물론 철스크랩의 품질 향상 노력을 촉진하는 정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어떤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DIET, 즉 다양성(Diversity), 수용성(Inclusion), 형평성(Equity), 통합성(Totality)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정책 수립 시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되 이해관계자들이 수용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하며 골고루 혜택이 분배되면서 업계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철스크랩 업계는 일반적으로 고물상, 소상, 중상, 대상 등으로 구분하는데, 여기에는 기업 자체의 규모뿐만이 아니라 철스크랩의 취급 및 가공 역량이 천차만별이다. 대상(大商)의 경우에는 납품 제강사의 생산 제품의 종류 및 전기로 노체의 크기 등에 따라 취급하는 철스크랩의 품질 등급 및 가공 수준이 다르다. 또 제강사의 대금 결제 조건, 하화 역량 및 재고 야드 상황 등 납품하는 조건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다양한 수준의 철스크랩 업계에 대하여 육성 방안을 수립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닐 것이다. 각 철스크랩 공급사의 규모 및 처한 상황에 따라 정책을 받아들이고 수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정책의 효과가 모든 업체에 고루고루 돌아갈 수 있을지, 결과적으로 철스크랩 업계 전체가 성장 발전할 수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야 한다.

그래서 철스크랩 산업에 대한 육성 방안 수립은 지원 정책의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하여야 그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필자는 철스크랩 육성 방안의 정책 대상은 철스크랩을 가공·정제하여 품질 향상에 노력하여 수요 제강사에 공급하는 ‘대상’에 집중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상’들의 경영환경이 호전되면 낙수효과에 따라 거래하는 중상 및 소상들에게 그 과실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상’의 경영 효율성은 납품 제강사의 이익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어 철스크랩의 발생 및 유통, 가공 및 정제, 수요 제강사의 재활용 등 생태계 전 과정에 참여하는 사업자에게 효익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정된 자원을 ‘형평성’이라는 관점에서 각 단계별로 충분치 못하게 나누어 주는 것보다는 ‘대상’에 집중하여 전·후방에 걸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 정책의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DIET 즉, 다양성(Diversity), 수용성(Inclusion), 형평성(Equity), 통합성(Totality)을 전제로 한 정책 수립 및 집행도 나름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철스크랩 산업에서는 정책 대상에 대하여 과감한 다이어트(DIET)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수많은 중·소상까지를 포함한 전 철스크랩 업계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2050 탄소중립 정책 실행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철스크랩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정제·가공을 통하여 철스크랩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소수의 ‘대상’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현재의 철스크랩 업계에 대하여 제도 인식, 산업 역량, 인센티브 체계, 리스크 대응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것으로 파악하고 각 이슈별로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먼저, 철스크랩 및 사업장에 대한 인식은 철스크랩에 부착된 이물질 제거 및 고의 혼입 방지 등 우리 업계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적인 인식이 아직도 ‘폐기물’, ‘폐기물 처리 시설’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여 혐오시 하고 법적으로 가능한 산업단지 입주도 사실상 제한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20년 한국철강협회를 중심으로 ‘철스크랩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 사업’으로 6분짜리 영상을 제작하여 유튜브 업로드 및 한국철강협회 홈페이지 게재 등을 통하여 철스크랩은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이라고 역설하였지만 지금도 별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업계 내부적으로는 가공 및 선별을 촉진하여 철스크랩의 품질 향상, 더스트의 재자원화, AI 검수 시스템 및 온라인 플랫폼 도입 등 유통구조 개선, 통계 시스템 구축 등 업계의 역량 향상을 위한 노력을 충실히 실천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공동 책임은 무책임’이라고 느끼듯이, 책임이든 혜택이든 그 대상을 한정하여 ‘노력’하는 사업자에게 정책적 지원을 집중하여야 그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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