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0일에 철강협회 주관으로 ‘북미 수요산업 변화에 따른 한국 철강업계 대응’ 세미나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내년도 북미 지역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건설시장, 에너지시장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와 패널토론이 진행되었다. 이 세미나에서 필자가 패널토론자로 참석하여 의견을 나누고 왔었는데 금번 컬럼을 통해서 패널토론에서 언급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통상 정책과 에너지 분야의 정책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향후 대미 수출전략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에 따라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급선 다변화’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부분은 중국산 철강재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의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이슈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 트럼프 1.0 시기에 한국산 유정용강관(OCTG)에 대해 한국의 저렴한 중국산 열연코일 수입이 OCTG 원가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을 ‘중국의 우회수출 국가’로 지목하고 한국에 대해 ‘특별시장상황(PMS; Particular Market Situation)’을 적용하여 덤핑관세 부과 등의 제재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두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에 따라 미국의 에너지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 집권 시기에 추진하던 친환경 정책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가 꺾이고 석유 등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강조한 것이다. 셰일가스 생산 확대, 그동안 중단되었던 키스톤송유관(Keystone Pipeline) 공사 재개, 석유기업에 대한 세제 완화 등의 에너지정책 변화로 한국의 에너지용 강관사에게는 미국 내 강관 수요 증가의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 이전에 수출물량 조절에 대한 신중함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특히 수입 규제 중인 중국산 대체 수요 공략 시, 적절한 물량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트럼프 1.0기 때를 돌이켜보면 수입 규제로 막힌 미국 내 중국산 수입재 시장을 한국산 제품으로 급격히 대체해 나간 결과 결국은 한국산 제품도 수입 규제를 당하는 결과를 초래했었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세 번째는 에너지용 강관 수출구조의 개선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에너지용 강관의 경우, 미국 내 수요가들은 중간 유통업체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사실상 덤핑 등 통상 문제의 중요한 해결 주체는 현지 메이저 수요가들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덤핑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낮은 수출 가격으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으로 인해 산업피해가 증명되어야 하는데 문제는 산업피해에 대한 증명은 현지 수요 업체가 대변해주는 것인데 유통업체는 잘 나서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를 대신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최종 수요가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Oil Company나 Service Company와 같은 최종 수요가들을 대상으로 한 실수요가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에너지 강관 수출이 북미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수출구조 개선을 위해 ‘수출지역 다변화’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부문 확대와 극한지 원유개발 등에 대한 에너지 개발 정책발표에 따라 향후 유정관, 송유관, 가스관 수요 증가와 함께 CCUS 사업부문과 관련하여 CCS Pipeline 증설에 따른 CCS용 라인파이프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분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극한지 원유개발에 따른 극한지용 강관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금의 단순 제품 중심의 수출보다는 프로젝트 중심의 수출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기조는 ‘Free Trading’이 아니라 ‘Fair Trading’을 강조한다는 점과 매우 ‘직접적이고 파급력이 높은 정책’을 선호한다는 관점에서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 이해하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트럼프 1.0시기를 돌아보면 ‘불리한 이용가능한 자료(AFA;Adverse Facts Available)’, ‘미 상무부 반덤핑·상계관세 직권조사(Self-Initiated)’, ‘철강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에 대한 영향)‘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통상압력을 행사했었던 만큼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들과 에너지 정책, 대중 압박정책 등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서 다각적인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준비에 힘써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