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고사성어와 철강⑨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철근
[페로칼럼] 고사성어와 철강⑨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철근
  • 정하영
  • 승인 2026.0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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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안주는 퇴보 지름길…미래 준비해야 성장 보장

중국의 고사 중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이 표현은 중국 남송 시대 시인인 양만리(楊萬里)가 지은 ‘섣달 전 월계화(납전월계; 臘前月季)’라는 시에서 유래했다. 이 시는 시인이 월계화라는 붉은 꽃을 감상하면서 지었는데, 대부분 경우 열흘이나 붉은 꽃은 없다지만 월계화만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해당 시에서는 정말 말 그대로 “열흘이나 붉은 꽃은 없다”라는 표현으로 쓰인다.

힘이나 세력 따위가 한번 성하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후 이 표현은 “젊음, 권력, 감정 등은 한때에 불과하다”라는 비유로써 그 의미가 확장된다. 수호전에는 ‘인무천일호 화무백일홍(人無千日好 花無百日紅: 천일이나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며, 백일이나 붉은 꽃은 없다)’는 구절이 있으며, 한국이나 일본의 정치권에서는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 열흘이나 붉은 꽃은 없으며 십 년을 넘어가는 권력은 없다)’이라는 관용어로 쓰인다.

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불행이라 여겼던 일이 시간이 흘러 행운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큰 행운이 불행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인생의 굴곡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좋은 날에도 자만하지 않으며 힘든 날에도 낙담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 그릇을 만들어야 함을 이 고사는 일깨워 준다.

하지만 일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음을 실감한다.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권력에 심취해 내일이 없는 듯 행동하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정치인들을 많이 본다.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이 피나는 노력으로 일구어놓은 부(富)를 자식의 잘못된 행동으로 탕진하는 사례도 흔하다.

우리 업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패 없이 잘 나가던 업체도 잘못된 경영으로 망하는 업체가 있다. 반면 작은 업체가 큰 업체로 성장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순간의 선택에서 좌우된다. 아무리 잘 나가는 업체라도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성장과 발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 특히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퇴보의 지름길이다.

하지만 이것을 잘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기업들이 겪는 것이 존폐의 기로이다. 미래를 위한 준비와 혁신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잘 안다. 그렇지만 실천은 쉽지 않아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철강산업에서도 ‘화무십일홍’은 그대로 적용된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는 철근을 생산하는 전기로 제강사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이들도 한때는 잘 나갔다. 건설경기가 좋았을 때는 물건이 부족할 정도로 호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건설경기가 침체하자 공급과잉 상황으로 내몰렸다. 설비 가동률도 반으로 뚝 떨어졌다. 급기야 정부 관계자 입에서 설비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별기업의 경우에도 그렇다. 국내 시장 위축을 예측하고 새로운 수요와 판매처를 개발하는 한편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DX(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를 도입하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은 기업들은 최근과 같은 불황기에도 수익을 내면서 여전히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반면에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았던 기업들은 이미 사라졌거나 존폐를 걱정하고 있을 뿐이다.

좋은 시절이 영원하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사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연속이다. 모든 이치가 그렇다. 따라서 이 업체들도 호시절에 미래를 준비했다면 지금처럼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포트폴리오와 사업 다각화에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세상이 던지는 화두(話頭)는 꽃이 화창하게 필 때는, 질 때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마지막으로 이와 유사한 ‘부불삼대·권불십년·화무십일홍’이라는 표현이 있다. 유명한 경주 최부잣집 사례이다. 3대를 넘기기 어렵다는데 경주 최부자는 12대에 걸쳐 만석을 했다. 풍년으로 1만3000석이 나와도 3000석은 이웃을 돕고 1만석만 유지하는 방식으로 절제와 나눔을 실천해왔다. 이처럼 오랫동안 부자를 유지한 것은 절제와 균형에 있었다. 범사에 감사하고 살아 있음에 행복한 것이 경주 최부잣집이 화무십일홍을 무색하게 한 비결이다.

우리 업계가 본받고 실천해야 할 사항이기도 하다.

화무십일홍과 철강업계  (출처 ChatGPT)
화무십일홍과 철강업계 (출처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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