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 철강 수요 회복 전망
열연 후판 AD 제소, “누군가는 해야 했다”…국내 보호조치 필요
日 H형강 제소 가능성 시사…저가 판매로 산업 피해시 조치한다
KS 제도 준수 인식 확대해야…고로-전기로 복합프로세스 본격화
미국향 철근 수출 ‘단기적 흐름’…무리한 확대는 당국 규제 우려도
온라인 철강거래, 유통과 맞물려 성장해야…작년 10만 톤 판매고
K-스틸법 이후 구조개편 속도…‘고부가 전략 제품’에 초점 맞춘다
고객 중심의 영업경쟁력 강화…인위적인 대리점 추가 계획 없다
철강업계가 수요침체, 공급과잉, 수입산 확대, 무역장벽 강화 등 복합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가운데 올해는 철강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자동차와 조선이 견조한 수요를 기록하고, 지난해 역대급 저점을 기록한 건설이 일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열연과 후판 AD 제소에 따른 수혜가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올해 KS 규격 준수 인식을 제고하고, K-스틸법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철강 생태계가 강건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민 현대제철 영업본부장 전무와 만나 지난해 성과와 향후 영업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현대제철이 철강 생태계 강건화에 방점을 찍었다. 수요 개선과 AD 조치에 대한 효과가 올해 본격화되면서 가격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향 철근 수출은 단기적 흐름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하는 한편 튀르키예, 모로코, 남아공 등에서도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K-스틸법에 발맞춰 업계 구조조정 및 KS규격의 인식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김성민 현대제철 영업본부장 전무는 지난 6일 판교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특히 최근 판재류와 봉형강의 인상 흐름이 가격 정상화라는 큰 틀안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 지난해 하락 국면 마무리…올해 가격정상화 ‘속도’
현대제철의 모태는 인천제철이다. 현대그룹을 거쳐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뒤 INI스틸로 사명을 변경했고, 2006년에는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을 앞두고 현대제철이라는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현재 당진제철소를 중심으로 인천과 포항, 순천 등 4곳에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판재와 봉형강이라는 양대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자동차강판을 핵심 품목으로 삼고 있다.
김성민 전무는 “최근 국내 철강재 가격이 오른 것은 인상보다는 그간 왜곡됐던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면서 “아직 정상화가 완료되는 시점은 갈 길이 멀다”고 포문을 열었다.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된 하락 국면이 지난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는 철강사와 수요가들이 모두 가격 정상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고환율과 원재료가격 인상 등 배경도 있어 올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된다”며 “후판의 경우 당사는 2월 주문분부터 톤당 3만 원 인상을 고지한 상태로, 향후 추가 인상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반적인 철강 가격 우상향의 배경으로는 3가지를 꼽았다. ▲금리인하 기조로 기업의 투자와 프로젝트 발주 회복 ▲AI, 전력인프라 수요 확대 ▲중국발 저가공급 감소 등이다. 수요 개선과 반덤핑 본격화가 가격 정상화를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수요도 일부 회복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 명목소비량이 4100만 톤에 그친 가운데 조선과 자동차를 비롯해 건설 등 주요 전방산업이 개선되면서 철강 수요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전무는 “자동차는 전년 대비 1.2% 증가하고 조선과 에너지는 LNG와 플랜트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건설도 그간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또 “올해 당진에서 고로-전기로 복합 프로세스에서는 고장력강과 도금재 등 자동차강판을 중점 생산할 예정”이라며 “향후 가전과 해상풍력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국향 철근 수출 ‘단기성’…온라인 철강 플랫폼은 ‘시기상조’
김 전무는 철근을 가장 어려운 시장으로 꼽았다. 과거 1000만 톤 수요 시장으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국내 수요는 7~800만 톤 내외로 줄어든 가운데 지속적인 과잉경쟁과 적자판매로 제강사들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정상화 시도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추세로, 제강사들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공급 축소에 대한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자발적인 생산량 감축과 최적 생산체계 구축 등 업계 전반의 자구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며, 당사 역시 인천 소형공장 폐쇄와 포항공장 설비조정 등 책임있는 시장 관리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데이터센터 및 해외기업 공장 건설 PIJ 증가에 따라 올해도 건설용 강재 수요가 견조할 전망으로, 100만 톤 수준의 수입산 철근 수요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하반기에는 국내 시장의 회복과 더불어 미국향 수출 물량이 국매 판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철근 자체가 고부가가치 제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장기 교역의 대상이 아니며, 미국향 수출은 현재의 특수한 상황이 빚어낸 일종의 단기 행사라는 분석이다.
또 현대제철의 철강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H-Core Store’에 대해서는 지난해 판매량 10만 톤, 누적방문자 50만 명, 반복 구매사 200개사라는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단, 영업력을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는 아직 한계가 있고, 유통시장과 맞물려 성장해야한다고 진단했다.
◇ 후판과 열연 AD 개시로 국내 시장 보호…KS규격 인식 확산 필요
현대제철은 지난해 열연과 후판 AD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냈다. 글로벌 무역장벽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 보호를 위한 ‘생존형 조치’로 풀이된다.
김 전무는 “AD 조치는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면서 “이를 통해 열연과 후판 수입이 감소했고, 올해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회수출입 등 불공정 무역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이어가는 한편 SS275 등 KS규격 준수의 필요성을 확산할 방침”이라며 “현재 재심 중인 중국산 H형강의 경우 연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비KS 위주인 일본산 H형강 제품 수입 늘어나고 있는데, 저가 판매로 인한 국내 피해가 확인될 경우 즉각 AD를 제기할 수 있는 준비는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 철강 생태계 강건화…신규수출지 확보
올해는 K-스틸법에 따른 국내 철근사업 재편과 KS제도 강화를 기반으로 한 철강 생태계 강건화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아울러 영업 측면에서는 고객중심으로 판매 전략과 고부가중심의 판매 믹스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김 전무는 “건설 경기가 지난해 저점 이후 완만한 회복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제품별로 되어 있는 담당 구조를 고객 중심으로 변경할 계획”이라면서 “제품별 담당이 아닌 일원화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핵심 제품으로는 자동차 강판을 꼽았다. 지난 2024년 글로벌 완성차사 수출 100만 톤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같은 성장 추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후판의 경우에는 조선향과 해상풍력용을 주요 먹거리로 지목했다. 향후 범용재보다는 전략제품의 생산 판매에 역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당사는 유럽영업실이나 통상전략실 등 내부 조직 정비와 정부 및 유관기관 협업을 통해 무역환경 변화에 밀착 대응하고 있다”면서 “OEM 직공급 확대, 3세대강판 확대, 탄소저감제품 초도공급 등 질적인 성장을 지속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EU 외로는 튀르키예, 모로코, 남아공 등에서도 신규 고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고객중심 영업 전략 ‘방점’…두려움 없는 소통 필요
그는 영업본부장으로 취임한 뒤 가장 먼저 고객 중심의 영업경쟁력 강화라는 방향성을 수립했다. 특히 무엇보다 두려움 없는 소통을 강조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조직개편을 통해 건설용강재와 판재류 등의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봤다.
그는 “영업본부는 시황을 떠나 항상 고객의 현장 목소리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전략 수립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며 “현대제철은 단순한 공급자를 넘어 고객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책임지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추가적인 대리점 모집이 아직 계획에 없다고 밝히는 한편, 업계 관계자들에게 어려운 시기를 함께 잘 넘기자고 제안했다.
김 전무는 “철강업 위기 속 올해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포착된다”면서 “지금은 수익성 악화와 수요 부진으로 어렵지만, 조금만 더 버틴다면 시장 반등의 순간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춘 산업 생태계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성민 전무의 기자간담회 인터뷰 전문이다.
인사말
철강업계의 생태계 강건화를 위해 기업뿐만 아니라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제된 언어보다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표현도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는 객관적인 쓴소리와 비판도 필요하다. 특히 철강은 문신학 산업부 차관님도 강조했듯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산업으로, 원가절감은 물론 시장의 기초 소재로서의 역할도 해야한다. 오늘 기자간담회 겸 공동인터뷰가 기대되는 이유다.
Q. 열연과 후판의 추가 가격 상승 여력과 하공정 제품 가격 전반에 대해 전망하신다면?
우선 정정하자면 가격 상승이라는 표현보다는 가격 정상화라는 표현이 맞다고 본다. 아직 정상화가 완료되는 시점은 갈 길이 멀다. 작년 철강 명목소비가 4100만 톤 내외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수요가 과거처럼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2023년부터는 공급과잉과 수입 확대로 가격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하락한 상태다.
이 같은 하락 국면은 지난해까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철강사도 그렇고 수요가들도 가격 정상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고환율과 석탄이나 철광석, 철스크랩 등 원가 인상 요인도 있고 주요 철강사들이 물량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열연은 상반기까지는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길게는 하반기까지 점진적으로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후판도 시중 저가 재고 소진 및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가격 정상화 차원의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당사는 2월 주문분부터 톤당 3만 원 인상을 고지한 상태로,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도 검토할 예정이다.
Q. 올해 건설 및 자동차 등 주요 전방사업 전망은? 판재와 봉형강의 수요 변화도 궁금하다.
자동차는 생산기준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과 에너지 부문은 LNG와 플랜트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조선은 컨테이너선 비중이 확대되면서 철강 수요 자체도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은 그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조선사들이 보세구역을 운영하기 때문에 철강사들의 이익 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반덤핑 이후 비조선 가격 인상 및 지속적인 중국산 후판 구매에 대한 부담감에 따라 조선사와의 가격 협상에 간접적인 영향은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내수 철강 가격은 전반적인 우상향이 전망된다. 판재와 봉형강도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 올해 철강 시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금리인하 기조로 기업의 투자와 프로젝트 발주 회복 ▲AI, 전력인프라 수요 확대 ▲중국발 저가공급 감소 등 3가지가 꼽힌다.
Q. 특히 철근업계의 부진이 심각하다. 정상화에 대한 고민이 화두인데, 핵심 현안으로 보시는 부분은? 그리고 제강업계 전반이 공유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철근이 가장 어려운 시장이다. 철근 수요가 다시 1000만 톤 이상으로 회복되는 것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단압밀 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10개사가 철근 생산자로 존재한다. 포스코도 코일철근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국내 수요는 7~800만 톤 내외로 고착화된 상태에서 지속적인 과잉 경쟁과 적자판매로 제강사들이 존폐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지난해 제강사들은 감산과 일부 셧다운 등을 통해 가격 인상을 시도했으나 수요가 없어 결국 중단됐다. 지금은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정상화 시도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제강사들도 경각심을 가지면서 일종의 자정작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대전제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공급이 축소돼야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생산량 감축과 최적 생산체계 구축을 통한 시장 정상화 등 업계 전반의 자구 노력이 필수적이다. 당사 역시 인천 소형공장 폐쇄와 포항공장 설비조정 등을 통해 책임있는 시장 관리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 역시 내부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현대제철이 철근업계 리더로써 책임감있게 선제적인 조정에 나선 것이다.
K-스틸법이 2월 발효되는 가운데, 철근은 산업부에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상태다.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같은 방향성을 바라보고 움직여야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또 앞으로는 구조적으로 비성장적이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예를 들어 KS 규격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산업부나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Q. 당진제철소의 고로-전기로 복합프로세스의 핵심 주력 제품과 생산 및 판매 전망은?
고로-전기로 복합 프로세스는 우선 60K급 냉간압연강판(CR)과 아연도금강판(GA) 내판이 생산될 예정이다. 올해 초도 생산 및 판매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판매량과 판매강종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완성차와 판매 관련 협의를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해당 공정은 발표 이래 수익성과 수요 등 다양한 문제로 완공이 지연됐다. 특히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자동차사들의 문의가 대폭 줄어든 영향이 컸다. 그러나 결국 현대제철은 친환경 저탄소 강판을 생산하자는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자는 측면에서 수익성은 아직 떨어지더라도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개시했다.
현재 생산중인 물량은 대부분 고장력강과 도금재 등 자동차 강판이다. 일부 해외 럭셔리 자동차사들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선점하고 싶어하는 곳도 있다. 향후 가전과 해상풍력 등 다양한 분야도 검토하고 있다.
Q. 현대제철의 철강 전자상거래 플랫폼 ‘H-Core Store’의 역할과 지난해 성과는?
지난해 판매량 10만 톤, 누적방문자 50만 명 및 반복 구매사 200개를 돌파하면서 디지털 영업 채널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또 국내 최초 신용보증기금의 ‘페이원’ 도입으로 외상 구매 방식도 구현했다. 향후 철강거래의 개발성을 높이는 핵심플랫폼으로 발전할 계획이다.
단, 현대제철의 영업력을 확대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는 아직까지 한계는 있다. 국내 철강 유통업계가 소수의 대형업체가 아닌 다수의 영세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확장은 밥그릇을 뺏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과 맞물려서 성장해야한다고 본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하나의 새로운 영업전략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플랫폼 담당자 분들은 영업 등으로 고객과 방문자수를 계속 늘리고 있다. 경매시스템도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어 영업적인 측면에서 공정한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Q. 미국향 수출의 호재가 가장 큰 화두다. 4월 5월 신규 성약 흐름도 최근 개시가 된 것 같다. 이런 흐름이 1분기를 넘어서 상반기까지는 호흡을 이어갈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든다. 미국향 철근 수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국은 데이터센터 및 해외기업 공장 건설 PIJ(프로젝트 투자) 증가에 따라 올해도 건설용 강재 수요가 견조할 전망이다. 약 100만 톤 수준의 수입산 철근 수요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는 시황 악화로 원가 이하 판매를 지양 중이며, 미국향 수출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로컬재 성격이 강한 제품 특성상 하반기에는 국내 시장의 회복과 더불어 미국향 수출 물량이 국내 판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미국향 수출 확대 전부터 일부 고가 시장은 수출을 계속 해왔으며, 이후에도 이러한 판매방침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철근이라는 제품은 고부가가치 제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교역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튀르키예 등 특화된 나라들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에서 생산해 자체 소비하는 구조가 맞다고 본다.
미국쪽으로의 무리한 수출 확대는 되려 미국 쪽이 봉형강에 대한 무역규제를 검토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당사는 미국향 철근 수출이 지금 같은 특수한 수요가 발생한 경우나 단기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Q. 지난해 AD부터 시작해 다양한 시장 정상화 노력이 있었다.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지?
AD를 개시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었고, 이후로 여러 철강사에서도 타 제품에 대한 AD를 제소하면서 국내시장 보호에 나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조치는 결코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다. 다른 나라들이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우리나라는 어차피 수출을 이어가야하는 입장이다.
AD에 잠정관세가 부과되면서 열연과 후판 수입은 감소했다. 특히 중국산 열연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비조선용 후판 수입도 감소 추세다. 올해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회수출입 등 불공정 무역에 대해서는 현대제철 자체적으로도 노력할 계획이다. 정부에서도 우회수출 전담 조직을 신설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무엇보다 KS 규격의 준수가 중요하다고 본다. 기존 SS400 규격을 없애고 SS275로 정밀한 규격화를 완료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규격 준수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 기업 모두 함께 나서야 한다.
Q. 올해 핵심 영업전략이 있다면?
올해는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와 함께 당사가 주도한 후판과 열연의 AD제소의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K-스틸법에 따른 국내 철근사업 재편과 KS제도 강화 등을 기반으로 철강 생태계 강건화를 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부가 중심 판매 믹스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Q. 국내 수요가 5000만 톤 이하로 고착화가 예상된 상황에서 맞춤형 영업 전략은? 올해 주력으로 미는 판재류와 봉형강 제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건설경기가 지난해 저점 형성 이후 완만한 회복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과거 제품별로 되어있던 담당을 고객중심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또 하나의 건설사에서 제품별 담당이 아닌 일원화를 통해 고객과 소통을 강화하고, 더욱 가까이 다다갈 방침이다.
제품별로는 자동차 강판이 핵심이다. 일부 제품을 꼽자면 현대자동차로 납품하는 3세대 MS강이 꼽힌다. 통상적인 수랭식이 아니라 수소 냉각을 통해 제조돼 표면평탄도가 매우 높다.
당사는 태생 자체가 자동차강판을 잘 만들기 위해 시작된 곳이다. 이 때문에 최대 목표가 글로벌 탑티어 차강판 회사가 되자는 것이다. 지난 2024년에는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톤을 넘겼다. 당사가 생산한 자동차 강판 중 20% 이상의 물량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판매된 것이다.
또 후판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조선향으로 꾸준히 판매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해상풍력도 새로운 먹거리로 눈여겨 보는 사업이다. 당사는 범용재보다는 전략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방향, 즉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선 분야에서도 니켈강이나 저온인성강 등 선박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고부가 제품을 꾸준히 만들어낼 계획이다. 또 봉형강의 경우에는 선두기업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시장을 이끌어가기 위한 시도를 이어갈 방침이다.
Q. 수출에 대한 이슈도 있지만, 국내 수입산에 대한 방어도 중요한 화두다. 중국산 H형강 반덤핑은 재심이 진행중이다. 이제 10년이 넘어가는 시점인데, 그간의 성과나 체감하는 부분은?
과거 중국산 비중이 국내 전체 수요의 30% 이상을 점유하기도 했으나 AD 관세 부과 및 가격 약속 체결 이후 중국산 유입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저가 시장인 토목현장 중심으로 물량을 유지 중이다. 또 최근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고환율 영향까지 더해지며 지난해 중국산 수입량은 4만 톤(비중 2%)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이 가격 급락이나 변동성, 시장 교란 등에서 보호됐다.
중국산 감소에 따라 일본과 베트남 등 대체 수입재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비KS 위주인 일본산은 건축물의 안전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중인 중국산 H형강 AD 재심같은 경우에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사실 반덤핑같은 경우에는 저가 수입재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가 있고, 이런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고, 현지 가격보다 저렴하고 판매된다는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따지고 그러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본다.
Q. 작년에는 일본산 H형강에 대한 AD제소도 얘기가 나온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일본산 H형강도 위 3가지 조건에 해당된다면 제소가 필요하다. 저가 판매로 인한 피해가 확인되면 어떤 철강재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사는 일본산 철강재의 수입량 증감과 가격 추이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히 H형강의 물량 및 단가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 교란 등 특이사항이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반덤핑 제소가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Q. EU 철강 쿼터 축소이후에도 수출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수 있다고 보는지, 이밖에 관심을 두고 있는 신규 수출지가 있다면?
절대적인 수출량의 확대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당사는 유럽영업실이나 통상전략실 등 내부 조직 정비와 정부 및 유관기관 협업을 통해 무역환경 변화에 밀착 대응하고 있다. 이를 통해 OEM 직공급 확대, 3세대강판 확대, 탄소저감제품 초도공급 등 질적인 성장을 지속 추진 중이다. EU 외로는 튀르키예, 모로코, 남아공 등에서도 신규 고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Q. 정부 철강산업 고도화 정책 발표 이후로 기대되는 변화는? 그리고 고망간강 등 향후 역점을 둔 강종이 있다면?
철강업 위기에 대한 정부의 공감과 지원을 바탕으로 불공정 수입재에 대한 시장 보호 및 KS재 중심의 시장 생태계 변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및 미래모빌리티 등 핵심 수요산업의 고부가 강재 중심 전환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정부 정책이나 기조에 따라가는 경우도 간혹 있었는데, 지금은 무역위원회분들이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주시고 계신다. 석유화학이 구조조정 시기를 놓치고 많이 어려워진 것을 보고 경각심이 든 것으로 보인다.
당사는 K-스틸법의 세부 시행령 등에 있어 우리나라의 철강산업과 전방산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협회에서도 제철소나 제강사들의 의견을 취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망간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망간강이라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사는 구조적으로 생산이 어려운 품목에서는 대체 제품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대부분의 주요 제철소들이 전략 제품을 가지고 있는데, 당사도 이같은 전략 제품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할 방침이다.
Q. 본부장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추진한 과제는? 현대제철 만의 영업 차별성도 궁금하다.
영업본부장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추진한 과제는 ‘고객 중심의 영업경쟁력 강화’라는 영업본부의 방향성을 수립한 점이다. 현대제철 영업본부는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검토하고, 고객 니즈를 수용하고 대응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두려움 없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항상 고객의 목소리를 강조하면서 시장 중심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또 지난해 7월 영업본부가 출범하면서 자동차강재나 산업강재 등이 복합적인 마케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건설 수요만 봐도 봉형강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판재류가 사용된다.
특히 가장 큰 강점은 고객과의 신뢰라고 생각한다. 고객들은 제품 그 이상을 원한다. 그리고 현대제철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는 소통과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영업본부는 시황을 떠나 항상 고객의 현장 목소리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전략 수립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현대제철은 단순한 공급자를 넘어 고객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끝까지 책임지는 파트너가 될 것이다.
Q. 지난해 하반기에 판재류 유통물량이 좀 빠졌는데 추가로 대리점이나 유통망을 재편하려는 시도가 있을지?
아직은 계획한 바가 없다. 현재 거래중인 업체들의 성장을 돕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Q. 지난해 한국GM쪽으로 차강판을 납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도 지속할 계획인지?
추가적인 주문을 기대하고는 있다. 원래 자동차 강판이라는 제품이 수시로 납품처를 바꾸는 게 쉽지는 않다. 현대제철이 품질과 납기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점을 보여줄 계획이다.
Q. 업계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와 메시지가 있다면?
현장에서 마주하는 철강업계의 체감 경기는 어느 때보다 차갑다. 전방산업의 침체,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저가수입재 증가까지 겹치면서 ‘철강업의 위기’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그러나 올해는 시황의 흐름을 바꿀 긍정적인 신호들이 포착된다.
첫 번째로 중국발 공급과잉이 구조적인 변곡점을 맞고 있다. 중국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저가 철강재의 과도한 수출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고, 수출 환급세 폐지에 이어 수출 허가제 도입 등 수출량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수급이 정상화되고, 비정상적으로 이어져 온 저가 경쟁이 해소되는 강력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두 번째로 정책적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시행되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과 탄소중립 전환 지원 제도들은 우리 철강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같은 새로운 무역장벽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선제적으로 준비한 저탄소 강재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영업 최전선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저 역시 고민은 깊지만, 결론은 늘 하나다. 철강은 여전히 모든 산업의 ‘쌀’이며, 우리가 멈추면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도 멈춘다.
지금은 수익성 악화와 수요 부진으로 어렵지만 앞서 말씀드린 긍정적인 신호들이 현장에 체감되기까지 조금만 더 버틴다면, 우리는 위기를 함께 이겨내고 시장 반등의 순간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춘 산업 생태계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