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제품 공세①] 수출 '반제품 쏠림'…美 EU 韓, 우회수출 차단망 강화
[中 반제품 공세①] 수출 '반제품 쏠림'…美 EU 韓, 우회수출 차단망 강화
  • 김종혁
  • 승인 2026.08.21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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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반제품 959만 톤 62.7% 급증…6월 284만 톤 역대 최대
완제품 무역장벽 피해 빌릿·슬래브 수출 확대…제3국 가공 경계
EU 10월 조강국 증빙 의무화…韓도 MTC 기반 원산지 관리 추진

중국 철강 수출의 무게중심이 빌릿과 슬래브 등 반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반제품 수출은 1000만 톤에 육박했다. 1년 사이 60% 이상 불어났다. 한국에서도 중국산 빌릿과 슬래브 유입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빌릿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량을 훌쩍 넘어섰고, 슬래브도 80% 이상이 불과 7개월 만에 들어왔다. 주요국의 반덤핑(AD) 조치가 중국산 철강 완제품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반제품 수출도 전환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원산지까지 추적하는 규제를 시작하고, 한국 역시 같은 방향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조차 저가·저부가 반제품 수출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반제품 수출 급증과 글로벌 통상규제의 변화, 중국 내부의 진단, 한국 수입시장에 나타난 변화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

① 수출 '반제품 쏠림'…美 EU 韓, 우회수출 차단망 강화
② 수출 과열에 중국 내부서도 경고…低價 수출 관리론 부상
③ 韓 수입 급증…빌릿 2025년 이미 ‘훌쩍’ 슬래브 81% 도달

 

중국 철강 수출이 빌릿과 슬래브 등 반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글로벌 통상규제의 초점도 최종 가공국에서 조강 원산지로 옮겨가고 있다. 완제품에 대한 반덤핑과 세이프가드가 확산되자 반제품을 제3국에서 압연, 가공해 수출하는 우회 경로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 결과다.

한국은 특히 중국과 일본 등에서 열연과 슬래브를 수입해 냉연, 도금강판이나 강관 등으로 가공·수출하는 업체가 많다. 조강 원산지 규제 확대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과 EU가 소재 단계까지 추적할 경우 최종 제품이 한국에서 생산됐더라도 투입 소재의 원산지 관리가 중요해진다.

국가통계국이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6월 반제품 수출은 959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7%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사상 최대인 1482만 톤의 약 65%를 반년 만에 수출했다.

특히 6월에는 283만900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1.5% 증가했다. 월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 가운데 슬래브는 약 94만2000톤으로 564.8% 폭증했다.

완제품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1~7월 집계 기준, 완제품 철강 수출은 6499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각국의 무역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반제품으로 수출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철강제품이 최초로 용해, 주조된 국가를 확인하는 ‘멜트 앤 포어(Melt & Pour)’ 방식의 원산지 관리를 강화했다. 한국도 같은 방향으로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산 빌릿이나 슬래브를 제3국에서 압연하더라도 최초 조강 생산국을 추적해 우회수출 여부를 추적하게 된다.

EU는 지난 7월 1일 기존 세이프가드를 대체하는 새로운 철강 수입규제를 시행했다. 연간 무관세 수입쿼터를 1830만 톤으로 47% 축소하고 쿼터 초과 물량에는 50% 관세를 부과했다. 오는 10월 1일부터 ‘Melt & Pour’ 원산지 증빙 의무를 적용한다. 수입업체는 MTC(Mill Test Certificate) 등을 통해 철강제품이 최초로 용해·주조된 국가를 입증해야 한다. 중국산 슬래브를 제3국에서 열연이나 후판으로 압연하더라도 소재의 출발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통상확대법 232조를 통해 수입 철강의 조강국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2024년 7월부터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철강도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용해·주조되지 않은 경우 232조 관세를 적용하면서 중국 등 제3국 소재의 우회 유입을 차단했다.

한국도 같은 방향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수입 철강제품에 MTC 제출을 요구하고 조강 원산지와 제조사를 확인한 뒤 수입승인번호를 발급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도 관련 수입승인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중국 반제품 수출 확대도 이 같은 규제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중국산 빌릿을 수입해 철근·선재로 압연하거나 슬래브를 열연·후판으로 가공하는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반제품 수출이 올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원산지 추적은 또 다른 통상규제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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