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제품 공세②] 수출 과열에 내부서도 경고…低價 수출 관리론 부상
[中 반제품 공세②] 수출 과열에 내부서도 경고…低價 수출 관리론 부상
  • 김종혁
  • 승인 2026.08.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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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금공업정보표준연구원, 빌릿 수출 급증 원인·문제점 분석
수출가 2022년 5250→올 상반기 3148위안…해외 밀어내기
물량 가격 목적지 모니터링 제안…감산 연계 수출관리 필요

중국 철강 수출의 무게중심이 빌릿과 슬래브 등 반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반제품 수출은 1000만 톤에 육박했다. 1년 사이 60% 이상 불어났다. 한국에서도 중국산 빌릿과 슬래브 유입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빌릿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량을 훌쩍 넘어섰고, 슬래브도 80% 이상이 불과 7개월 만에 들어왔다. 주요국의 반덤핑(AD) 조치가 중국산 철강 완제품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반제품 수출도 전환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원산지까지 추적하는 규제를 시작하고, 한국 역시 같은 방향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조차 저가·저부가 반제품 수출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반제품 수출 급증과 글로벌 통상규제의 변화, 중국 내부의 진단, 한국 수입시장에 나타난 변화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

① 수출 '반제품 쏠림'…美 EU 韓, 우회수출 차단망 강화
② 수출 과열에 중국 내부서도 경고…低價 수출 관리론 부상
③ 韓 수입 급증…빌릿 2025년 이미 ‘훌쩍’ 슬래브 81% 도달

 

중국 내부에서 급증하는 빌릿, 슬래브 등 반제품 수출에 대한 경계론이 제기된다. 내수 부진과 가격 하락을 배경으로 저부가 반제품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단기적인 공급과잉 해소 효과보다 철강산업의 고도화와 조강생산 억제 정책에 미칠 부작용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야금공업정보표준연구원은 18일 ‘빌릿 수출 고속 증가, 왜인가’라는 분석을 통해 최근 반제품 수출 확대의 원인을 진단하고 수출 물량과 가격, 목적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제안했다.

연구원이 주목한 것은 수출 증가 속도다. 중국의 철강 반제품 수출은 2021년 수만 톤 수준에서 지난해 1483만 톤까지 확대됐다. 올해 1~6월에도 959만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8% 증가해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의 약 65%에 도달했다.

6월에는 283만900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1.5% 증가하며 월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반 빌릿이 전체의 50.75%, 일반 슬래브가 32.04%를 차지해 범용 반제품이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증가의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로 가격 경쟁력을 지목했다.

중국산 반제품의 평균 수출가격은 2022년 톤당 5250위안에서 지난해 3200위안으로 39.0%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는 3148위안까지 낮아졌다. 중국 내 철강 수요 감소와 원료가격 하락, 업체 간 판매 경쟁이 맞물리면서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내수 부진도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혔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철강 수요가 위축되면서 철강사들은 해외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이 중 추가 압연공정이 필요 없는 빌릿과 슬래브 수출이 내수 부진과 공급 과잉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출 증치세 환급 폐지 이후 달라진 제품별 채산성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2021년 철강제품 수출 증치세 환급을 전면 폐지했다. 연구원은 추가 압연에 필요한 에너지와 가공비를 감안하면 일부 저부가 완제품보다 반제품 상태로 수출하는 것이 유리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해외 수요처도 빠르게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동남아향 반제품 수출은 376만 톤으로 57.9% 증가했고 중동향은 192만3000톤으로 74.8% 늘었다. 한국향도 31만7000톤으로 168.6% 급증했다.

지정학적 공급망 변화도 중국산의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기존 반제품 공급망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중국산이 일부 물량을 대체했다. 중국의 이탈리아향 반제품 수출은 2022년 이전 연간 6000톤 미만에서 2022년 34만1000톤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중동지역의 공급 차질까지 수출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증가세가 지속될지에 주목했다.

반제품 수출은 중국 내 공급과잉을 단기적으로 완화할 수 있지만 빌릿, 슬래브는 완제품보다 부가가치가 낮고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다. 저부가 반제품을 대량으로 해외에 판매하는 구조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중국 철강산업의 고도화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에 연구원은 반제품의 수출 물량과 가격, 목적지, 품질 등에 대한 전 과정 모니터링 강화를 제안했다. 저부가·에너지 다소비 반제품에는 보다 엄격한 규정 준수 기준을 적용하고 가격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조강생산 통제정책과 수출관리를 연계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내수 감산으로 확보한 공급조절 효과가 저가 반제품 수출 증가로 상쇄되지 않도록 수출 규모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강업계에도 범용·저부가 제품 중심의 수출에서 벗어나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중국의 반제품 수출 확대는 앞으로 새로운 관리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제품 수출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향후 중국 정부와 철강업계의 행보에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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