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친환경 전력 확보, 저탄소 철강재 생산의 관건
[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친환경 전력 확보, 저탄소 철강재 생산의 관건
  • 나병철
  • 승인 2026.09.29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자문위원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자문위원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글로벌 탄소규제 강화에 대응 및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요한 수소환원 제철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실제 철강생산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친환경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쟁력 있게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풍력 발전이나 태양광 발전을 통한 ‘그린 수소 생산’ 또는 원자력 발전을 통한 ‘핑크 수소 생산’ 등 어떤 경로를 택하더라도 관건은 저렴한 전력 확보에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유형의 친환경 전력 확보 및 수소 생산 방식을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는 그 나라 또는 철강 회사가 처한 환경적인 요소에 크게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유럽 철강 회사들의 경우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 풍력 발전 및 태양광 발전을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전력 확보 전략을 오래전부터 추구해 오고 있다.

최근 독일의 대표적인 철강 기업 잘츠기터(Salzgitter AG)의 자회사인 잘츠기터 플라흐슈탈(Salzgitter Flachstahl)이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 젤레스트라(Zelestra)와 독일 최대 규모의 ‘하이브리드 기업 전력구매 계약(PPA)’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젤레스트라는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와 튀링겐주에 총 147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와 79MW/237MWh 용량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설 2곳을 건설 및 운영하게 된다. 잘츠기터는 매년 158GWh의 친환경 태양광 전력을 구매하게 되며, 배터리 저장 시스템(ESS)의 운영 및 제어에 대한 완전한 권한을 갖게 된다.

이는 잉여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유연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번 계약은 석탄 고로 방식을 재생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수소 직접환원철(DRI)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잘츠기터의 탄소 감축 이니셔티브인 ‘SALCOS(Salzgitter Low CO₂ Steelmaking)’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체결되었다.

우리 철강업계도 연산 30만톤 규모 샤프트로 방식의 수소환원 제철 프로세스 (HyREX) 실증 플랜트를 2028년 준공하고, 이후에 수소환원철을 상업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따라서 우리 철강업계 역시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친환경 전력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지리적 여건상 풍력이나 태양광 전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호주나 중동 등에서 직접 수소를 생산, 수입하거나 암모니아 형태로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된 바 있다. 그러한 가운데 원자력 발전을 통한 전력을 수소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도 한가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관련 기업들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경험과 운용 능력이 우수하고 소형모듈 원자력 발전(SMR)과 같은 새로운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최근 국회에서 저탄소 전환을 추진하는 철강 기업과 청정수소 생산업자 등에게 원자력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발의되었다. 개정안은 저탄소 기술 도입과 설비 투자, 공정 전환을 진행 중인 철강 기업이 한국전력이 독점하는 기존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발전 사업자로부터 직접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로를 전기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철강업계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청정수소 산업의 탄소 배출량과 전기요금 부담을 동시에 낮추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로운 제철 프로세스의 차질 없는 개발과 중장기적으로 실제 저탄소 철강재 생산 돌입에 대비하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로서는 친환경 전력 확보의 한가지 수단으로서 원자력 전력의 활용 및 효율적인 전력 조달 방안과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