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희망의 기술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희망의 기술
  • 김진혁
  • 승인 2026.10.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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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 시대, 인문학이 가르쳐 주는 강력한 생존 전략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희망(希望/ Hope)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라는 것' 혹은 '앞으로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희망은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능력으로 극한의 절망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만드는 원동력이다.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정작 희망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는 배우지 못했다. 인간은 희망이 있어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희망을 가져야 한다.

희망은 타고나는 성격일까, 아니면 훈련할 수 있는 기술일까?

오늘날 직장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스펙도, 자격증도 아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기술'​이다.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직업의 지형이 바뀌고, 세계 경제는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거듭하며, 조직은 끊임없이 재편된다. 어제의 성공 방식은 오늘의 실패가 되고,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에 사람들은 가장 먼저 희망을 잃기 마련이다.

그러나 역사는 말한다. 위대한 문명과 기업, 그리고 위대한 인물들은 절망이 없는 시대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배우고 실천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희망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다.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인간을 '희망하는 존재(Homo Sperans)'라고 정의했다. 인간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고, 현재를 넘어 더 나은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동물은 배고프면 먹이를 찾지만, 내년을 계획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다르다. 오늘의 생존은 본능으로 해결하지만, 내일의 가능성은 상상해야 한다. 실패한 사업가도 다시 창업을 꿈꾸고, 시험에 떨어진 학생도 다시 도전하며, 병상에 누운 환자도 건강한 내일을 기다린다. 이처럼 희망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능력이다. 희망은 현실을 부정하는 낙관이 아닌 현실을 넘어서는 상상력이다. 현실주의자들은 종종 묻는다. "희망이 밥 먹여 주는가?"

그러나 경영학은 전혀 다른 답을 내놓는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 기업의 가치는 공장의 크기로 결정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결정된다. 스타트업은 적자 상태에서도 투자받는다. 투자자들이 현재의 숫자가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다. 애플도, 엔비디아도, 테슬라도 처음부터 거대한 기업은 아니었다. 불확실한 미래를 믿은 사람들의 희망이 혁신을 만들었다. 희망은 생산성을 높이고, 창의성을 자극하며, 실패 후 재도전하는 힘을 준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부른다. 결국 희망은 가장 실용적인 자산이며, 가장 수익률이 높은 무형의 자본이다. 니체는 희망을 "고통을 연장시키는 마지막 악"이라고 말했다. 쇼펜하우어도 희망을 인간을 속이는 환상으로 보았다. 반대로 칸트는 "희망은 인간의 도덕적 의무"라고 주장했다. 존 스튜어트 밀은 “희망이 인간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만든다”현실을 외면하는 희망은 환상이다.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행동하는 것이 진짜 희망의 지혜다. 희망은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갖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잘 아는 사람이 끝까지 붙드는 용기다.

직장생활은 마라톤과 같은 희망의 근육이다. 승진에서 밀리거나 프로젝트가 실패할 수도, 구조조정의 소문이 들릴 수도 있다. 이때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다시는 좋아질 수 없다' 는 실망감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이를 '학습된 무기력'이라 불렀다. 반복되는 실패는 사람에게 "나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을 심어 준다. 희망은 그 사고를 바꾼다. 성공한 직장인은 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아닌 실패를 성장의 재료로 바꾸는 사람이다. 희망은 실패를 부정하지 않지만, 실패를 해석하는 방식을 바꾼다.

희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희망은 기다린다고 생기지 않는다. 훈련해야 한다.

첫째, 좋은 질문을 하라.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보다 "이 경험으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를 묻는 사람이 성장한다. 둘째, 좋은 사람을 가까이하라. 희망은 전염된다. 부정적인 사람과 오래 있으면 미래가 닫혀 보인다. 반대로 희망을 품은 사람과 함께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셋째, 작은 성공을 반복하라. 거대한 목표는 사람을 압도하지만, 작은 성취는 자신감을 키운다. 작은 희망이 큰 희망을 만든다.

넷째, 독서를 생활화하라. 책은 실패한 사람들의 인생을 미리 배우는 가장 값싼 학교다. 철학은 절망을 해석하는 법을, 역사는 위기를 극복하는 법을, 문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다섯째, 감사를 습관으로 만들어라. 감사는 현실의 결핍보다 이미 가진 것을 보게 하며 희망의 씨앗이다.

희망은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움직이는 사람의 것이다. 노를 젓지 않는 사람은 바람을 탓하지만, 노를 젓는 사람은 바람의 방향을 이용한다. 경영에서도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변화 속에서 배우고, 적응하고, 도전할 때 새로운 길을 발견한다. 희망은 기적을 기다리는 태도가 아니다. 희망은 내일을 만드는 기술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바라보면서도 미래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다.

인문학은 희망을 재생시키는 마음의 백신으로 세상이 흔들릴수록 더 깊은 사유를 통해 중심을 세우며 희망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귀한 도구이다. 기업은 성과만으로 버틸 수 없고, 자본만으로도 지속되기 어렵다. 희망의 자본으로 기다리고 만들어진다. 희망이 인생뿐 아니라 조직 전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꾼다.

희망은 삶의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품이다. 감정이 아닌 선택이고, 우연이 아니라 훈련이다. 오늘의 삶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거창한 기적을 기다리기보다 작은 희망 하나를 붙들어 보자. 책 한 권을 펼치고, 감사 한 줄을 적고, 누군가를 격려하며, 다시 한 걸음을 내딛자. 절망을 이기고 미래를 여는 가장 위대한 기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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