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한국시간)로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를 했었다.
이와 같은 관세조치는 이미 트럼프 1기 재임 시절에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에 대한 영향)’를 적용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철강제품과 알루미늄제품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가 있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철강관세를 면제받는 대신에 수출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연간 263만톤)를 수용하여 지금까지 시행해오고 있다.
그리고 예고한 대로 2월 13일에는 상호관세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상호관세는 미 상무부에서 4월 1일까지 검토한 후에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국의 포함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계속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는 FTA가 체결되어 있긴 하지만 이번 조치는 비관세 장벽과 환율 등 여러 측면을 검토하는 것으로 밝혀 한국도 무차별 상호관세의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가 관세조치를 두고서 여러 가지 전망과 대책들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많다. 당장 추가 관세조치를 통해서 기존의 수출물량 쿼터제가 사라지기 때문에 더 많은 수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어서 한국 철강기업 입장에서는 더 긍정적이란 평가도 있고, 반대로 당장 수출가격 경쟁력 저하로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의 평가도 있다. 미국 내에서도 강력한 통상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 모두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들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한가지 언급할 것은 수출물량 쿼터제가 없어짐으로해서 한국의 대미 수출물량 증가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은 좋긴 하지만 반드시 잊지 말아야 것이 있다. 짧은 기간에 ‘지나치게 빠르게’, ‘지나치게 많은’ 수출물량 증가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트럼프 정부에서는 ‘자유무역(Free Trading)’이 아닌 ‘공정무역(Fair Trading)’을 중요시하고 있다. 즉 상호관세가 바로 공정무역의 출발점인 것이다. 따라서 눈에 띌 수 있는 과도한 수출물량 증가는 항상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은 ‘직접적이고 파급력이 높은 정책’을 선호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을 보면 다음과 같은 4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것을 볼 수 있다.
① 1단계 Threat(협박압박) : 중국 60% 관세부과, 멕시코 1000%(☞선거유세 기간 중 발언), 캐나다, 멕시코 25% 관세부과 행정명령 발동 등
② 2단계 Warning(경고) :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대상 리스트 공개
③ 3단계 Negotiation(협상) : 형상 테이블로 나오게끔 한 후 상대국과의 양자협상 개시
④ 4단계 Retaliatory Measures(보복조치) : 협상 후 개선이 없을 경우 보복조치 시행
선거 기간 중 공개한 ‘트럼프 어젠다 47’ 이런 것들이 1단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고, 대통령 취임 후 행정명령이 2단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일본과 호주는 미국 방문 정상회담을 통해서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풀어주고 자국을 관세 지정국에서 제외해달라고 발 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다. 이 단계가 3단계라고 할 수 있다. 상대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여 양자협상을 통해 상대국으로부터 이익을 취하고 관세를 줄여주거나 제외시켜주는 것이다. 이와같이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무역’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협상 과정에서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당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2월 7일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미국으로부터 LNG 수입을 늘리겠다는 것도 미국에 제시한 하나의 당근이라고 할 수 있다. 금년 초에 현대제철에서 미국에 약 10조원의 제철소를 포함한 현지 투자발표를 한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포스코에서도 미국 현지 공장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세아제강, 넥스틸이 휴스턴 지역에 현지 공장 설립을 진행 중에 있다.
이와같이 협상 과정에서 우리의 적극적인 미국과의 협조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중장기적인 해외 현지 투자의 경우, 반드시 출구전략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내용이 길어지기 때문에 다음에 기회가 될 때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현재 국내 정치 상황이 어수선해서 미국과 협상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라 매우 안타깝고 불안한 마음이다. 빨리 정치적 불안이 해소되고 미국과의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고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통상전략 수립과 대응이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