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 업계의 성장을 위한 준비
[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 업계의 성장을 위한 준비
  • 박봉규
  • 승인 2025.04.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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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피제이로직스 대표)
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피제이로직스 대표)

겨울이 지나가나 싶더니 며칠 전 요란한 천둥이 치는 것을 보고 훌쩍 여름이 다가왔음을 느꼈는데, 우리 철스크랩 업계에는 언제쯤 봄이 올까?

장기 침체에 빠진 건설업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 철근, 형강 등 건설용 철강재를 주로 생산하는 전기로 제강사는 최근 야간 조업 또는 1개월 가동 중단 등 극한의 긴축 경영을 실행하고 있고, 철스크랩 업계도 장기 가격 하락 및 판매량 감소 등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장기 불황을 극복하고 철스크랩 업계의 성장을 이루어 나가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잔뜩 찌푸린 날씨가 계속되고 경기가 오랜 침체에 빠져 있을 때 우산장수와 소금장수 우화의 어머니는 뭐라고 얘기할까?

버크 헤지스라는 사람이 쓴 <파이프라인 우화>라는 책을 보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과정을 생각하게 되었다. “파이프라인 구축으로 지속적인 수입을 창출하여 시간적·경제적 자유를 누리자”는 것이 요지이다.

이야기는 이탈리아 중부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사촌지간인 파블로와 브루노라는 두 젊은이에게 어느 날 마을 어른들로부터 강에서 물을 길어와 광장에 있는 물탱크에 채워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1통에 1페니씩 받고 열심히 일한 그들은 해가 저물 무렵 물탱크를 가득 채울 수 있었고, 제법 많은 품삯을 받은 브루노는 기쁨의 탄성을 질렀지만, 파블로는 생각에 잠겼다. 하루종일 물통을 져 나르느라 온몸이 욱신거렸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 또다시 종일 물통을 져 나를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였다.

“강에서 마을로 좀 더 쉽게 물을 나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랜 고민 끝에 파블로는 “강에서부터 마을까지 파이프라인을 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자 브루노에게 파이프라인 설치 계획을 설명하고 “하루에 몇 시간은 물통으로 물을 져 나르고, 나머지 시간과 주말을 이용해서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면 나중에는 먹고 사는 데에 지장을 받지 않고 좀 더 나은 미래를 살 수 있을 것이야”라고 설득했으나 브루노는 당장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여 거절하였다.

결국 파블로 혼자서 파이프라인 설치 작업을 시작하니 마을 사람들이 조롱하기 시작했지만 “현재의 작은 노력이 미래의 큰 결실로 다가온다”는 믿음을 갖고 매일 열심히 파이프라인을 설치하였다. 파이프라인이 절반 정도 완성되었을 때는 물통을 채우기 위해 왔다 갔다 하는 거리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고, 여유 시간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며 파이프라인 작업에 더욱 매진하여 가속도가 붙자 마침내 파이프라인 설치가 완료되어 강물이 마을의 물탱크로 흘러들게 되었다. 파블로는 이제 더 이상 물통을 지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고, 일을 하든 하지 않든 파블로의 주머니에는 더 많은 돈이 들어오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물을 광장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물통을 지고 나르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미래의 비전을 보지 못하고 변화없이 현재 상황에 안주하려고 하지만, 파블로는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효율적인 대안을 고민하여 당장은 힘들더라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는 전략적 선택으로 마침내 여유와 부를 거머쥐게 되었다.

우리 철스크랩 업계가 무척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지금이 미래의 성장 발전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시도하기에 완벽한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쇠뿔은 단김에 빼야 하듯이 지금 바로 실행에 옮겨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철강산업의 2050 탄소중립 정책 실행에 매우 중요한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우리 철스크랩 업계는 탄소중립 정책 실행에 따른 글로벌 철스크랩 생태계의 변화, 가공 및 선별 기술의 발전, 유통구조의 개선 과정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참여하여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작은 불편이나 고통을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협회’를 중심축으로 하여 내부적으로는 구성원의 교육과 반성을 통하여 야드를 정비하고 관리시스템을 재구축하여 자생력을 키우고, 대외적으로는 소통과 협력은 물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산업 집중도를 높혀야 한다.

단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넘어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우산·소금장수 어머니는 아마 “소금장수는 우비도 팔고, 우산장수는 밀짚모자도 팔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자”고 얘기했을 것이다. 철스크랩 업계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 참여자 모두의 혜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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