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 가공기업의 업황에 대한 기대
[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 가공기업의 업황에 대한 기대
  • 박봉규
  • 승인 2025.10.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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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산업 사회가 성숙되면서 폐자동차나 폐전기전자 제품에서 철, 플라스틱, 섬유 등 복합재질의 폐기물이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철스크랩의 발생량 증가는 이물질 함유가 많은 경량스크랩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중립 정책 실행은 고급 철스크랩 수요 증가, 즉 철스크랩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파쇄 및 선별 등 가공·정제가 필요하며, 슈레더 설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일본의 철스크랩 전문연구소인 SRR의 하야시 대표는 2018년 7월 보고서에서 “개도국들의 철스크랩 자급화가 빠르게 진전됨에 따라서 자국 내 철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철스크랩 가공처리업의 역할이 커지고 고품질화 설비와 기술혁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슈레더공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폐차피 전문 슈레더 설비는 11기로 알려져 있으나, 이중에는 차피 이외에 경량스크랩을 슈레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연간 폐차 댓수는 약 80만대이지만, 슈레더 모재라고 할 수 있는 승용과 승합차는 연간 65만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슈레더 업계에서는 이중 15% 이상이 중고차 상태로 수출되고, 또 상당 부분이 슈레더 설비 보유업체로 오지 않고 소위 ‘중철화’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슈레더 모재로 공급되는 차피는 42만대 분인 약 29~30만톤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추정한다. 우리나라 차피 슈레더 업체가 정상 가동을 위해서는 연간 약 56만톤이 필요하다고 하니, 모재 공급량은 53%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절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에 슈레더 설비가 신규 도입되고 있는데, 이들은 주로 경량스크랩을 모재로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연구원이 2023년에 실시한 철스크랩 유통·가공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2022년의 국내 철스크랩 판매량 중 경량스크랩은 6% 내외로 약 100만톤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경량스크랩은 길로틴 가공, 슈레더 가공, 압축 가공 모재로 쓰이고, 일부는 가공 없이 전기로에 직장입하기도 하여 가공업체 뿐만이 아니라 수요 제강사에서도 직접 구매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슈레더 설비 증설로 경량스크랩 확보 경쟁은 매우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스크랩 가공산업화의 선진국인 일본은 가공 설비가 우리나라보다 대략 10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슈레더 설비는 총 230여대로 추정되며 그 중 1,000마력 이상의 대형 설비도 100대가 넘어 과잉 상태로 평가된다. 일본 토후쿠대학 국제문화대학원장인 유정수 교수의 발표 자료를 보면, 일본은 2005년 자동차 리사이클법이 도입된 이후 자동차 구입 시 차종에 따라 6천엔~2만엔의 자동차 리사이클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이를 재원으로 재활용 실적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경쟁력이 강화되었다고 한다. 또 슈레더 업체가 자동차 해체업에 진출하여 모재 확보에 유리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였으며, 자연재해의 급증으로 피해 차량이 증대하게 되어 모재 공급이 원활해짐으로써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단, 더스트 발생량 증가에 따른 폐기물 처리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와 일본의 슈레더 산업을 비교해 보면, 한-일 공통적으로 폐차 발생량이 감소하고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 전기차 또는 수소차 등장으로 철강재 소비 감소, 차체 경량화 및 철강 대체재 사용, 경기 침체에 따른 차령 연장 및 중고차 수출 등 그 원인은 다양하게 파악된다. 그러나 일본의 슈레더 업계는 자동차 구입 시 소비자가 부담한 기금을 재원으로 폐차 재활용업자들에게 비용을 지원해 주는 것과 슈레더 업체가 폐차장을 직접 운영하거나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폐차 구입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또한 선별기 투자를 통하여 슈레딩 후 더스트로부터 선별 및 회수하여 재자원화율을 높이고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 큰 차이점으로 파악된다.

즉, 한국과 일본의 슈레더 산업은 모재 조달에 따른 가동률 고저에 따른 고정비 차이와 폐기물 처리비 지원, 파쇄잔재물의 유가자원화 노력 면에서 발생하는 차이가 슈레더 업체의 운영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슈레더 업계의 강건한 생존을 위해서는 폐차피가 모두 슈레더 업계 내에서만 유통 및 폐차 재활용 부담금제 도입 등 법령 정비가 필요하며, 업계는 선별기 등 설비 투자를 통하여 더스트 선별을 철저히 하여 유가자원을 회수함으로써 폐기물 처리비 절감은 물론 추가 수익을 창출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철스크랩 수요 급감으로 기존 업체는 물론 신규 진입한 슈레더 업체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대자본이 슈레더 업계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는 풍문이 들리기도 한다. 이래저래 슈레더 업계가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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