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고사성어와 철강⑤ - 망양보뢰(亡羊補牢)·실우치구(失牛治廏)
[페로칼럼] 고사성어와 철강⑤ - 망양보뢰(亡羊補牢)·실우치구(失牛治廏)
  • 정하영
  • 승인 2025.11.26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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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뜻이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아무리 뉘우쳐도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비슷한 뜻을 가진 사자성어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망우보뢰(亡牛補牢)가 있다. “사람이 죽은 다음에야 약을 짓는다”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도 있다. 반대되는 표현으로 “미리 준비하면 근심할 일이 없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펼쳐라”는 초윤장산(礎潤張傘) 등이 있다.

망양보뢰의 출처는 전국책(戰國策)이다. 전국시대 초(楚)나라 양왕(襄王)은 방탕한 왕이었다. 이에 국정이 혼란해졌고 국력은 쇠약해졌다. 보다 못한 충신 장신(莊辛)이 충언했다. 하지만 양왕은 불같이 화를 내었고 장신은 조(趙)나라로 피신했다. 장신이 조나라에 피신한 지 5개월도 되지 않아 진(秦)나라가 초나라를 침공해 도성과 몇몇 지방을 점령했다. 양왕은 그때야 정신이 번쩍 들어 장신을 찾았다.

장신은 양왕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토끼를 발견하고 사냥개를 풀어도 늦은 것이 아니고, 양이 달아난 뒤에 우리를 고쳐도 늦은 게 아닙니다(見兎而顧犬 未爲晩也 亡羊而補牢 未爲遲也). 지금 진나라에 비록 땅을 잃었지만, 초나라 영토는 아직도 수천 리에 달합니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고친다면 늦은 것이 아닙니다.”라고 고언(苦言)했다.

이와 비슷한 말인 ​실우치구(失牛治廏)는 고대 중국에서 소가 사라진 후에야 외양간을 고치는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농민이 소를 잃어버린 후에야 외양간이 허술했다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고치려고 하는데, 이미 소는 사라진 뒤였다. 이 이야기는 중요한 것을 잃은 후에야 비로소 그 중요성을 깨닫고 바로잡으려고 하는 후회와 반성을 의미한다.

이 두 고사성어는 일상에서 흔히 겪는 상황과 연결된다. 예를 들어 몸이 아프기 전까지는 건강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건강검진을 미루다 병이 악화하고 난 후 병원을 찾는 상황과 같다. 회사 업무에서 중요한 자료를 잃어버린 후 백업의 필요성을 깨닫는 것과 비슷하다. 실수 후에야 잘못된 점을 고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더 큰 실수를 예방할 수 있으니, 두 고사성어와 같은 상황을 겪는 것도 삶의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위기에 빠진 철강 산업 생존을 위한 산업 구조재편에 나선다. ‘산업의 쌀’이자 제조업의 뿌리인 철강 산업이 지금 글로벌 공급 과잉, 내수 침체, 고율 관세 등이 맞물리며 최악의 업황을 겪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대책으로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을 11월 4일 발표했다. 지금 철강 산업은 망양보뢰(亡羊補牢)·실우치구(失牛治廏)의 상황이지만 업계는 이 방안에 거는 기대가 크다. 물론 현실성이 부족한 대책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을 가릴 때가 아닌 급한 상황이다. 좋은 눈으로 바라보아야 성과도 따라온다.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 서로 따로 놀면 지금의 위기를 넘을 수 없다. 특히 수요연관 업계와 상생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수입 철강재가 향하는 곳은 수요연관 업체들이다. 지금은 내수시장조차 지키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우선 시급한 것이 내수시장을 회복하는 것이다. 철강업계 혼자 힘으로는 안 된다. 정부가 나서야 해결될 문제다. 수요연관 업체들이 국산 철강재를 애용하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고도화 방안에서 수요연관 업체와 상생의 필요성을 강조한 취지가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다음은 높아진 수출 장벽을 어떻게 타개하느냐이다. 최근 타결된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협상은 쏙 빠졌다. 정부는 이 문제를 아예 생각조차 않는 듯하다. 우리 업계는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중차대한 문제로 여기고 있는데 정부가 이것을 외면하는 것 같아 실망이 크다. 50% 관세는 수출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팔아도 남지 않는 장사를 누가 하겠는가. 철강이 무너지면 국내 산업도 무너진다. 산업의 쌀이 없어지면 결국 수입재로 충당해야 한다. 지금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비싸지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공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답을 내놓았다. 9월 발표한 4천억원 규모의 ‘철강 수출공급망 강화 보증 상품’, 1,500억원 지원 규모의 ‘철강·알루미늄·구리·파생상품 2차보전사업 신설’ 등이 대책이다. 이 작은 규모 예산을 보면 현실적인 대책이 될지 확신이 가지 않는다.

가장 이상적인 대책은 국회에 계류 중인 ‘철강특별법’의 시급한 통과이다. 그리고 현장 의견을 지속 반영해 정책 실효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은 소는 잃었지만 피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외양간을 고치는 실우치구(失牛治廏)의 상황이다.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출처) ChatGPT
(출처)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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