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산업은 세계적인 공급 과잉, 보호무역주의 장벽, 강화되는 탄소 규제에 더하여 최근에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원자재 공급망이 파괴되면서 고유가, 고환율 등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2025년 11월 철강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하고 철강산업을 탄소중립 체제로 전환하여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이하 ‘K-스틸법’)을 제정하였다.
K-스틸법에서 철스크랩 업계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철강재 생산·가공 과정, 사용 후 철강 제품에서 발생하여 철강 생산에 재이용되는 금속류를 ‘재생철자원’이라고 정의하고, 하위법령인 시행규칙(안)에서 재생철자원을 철스크랩으로 규정함으로써 처음으로 철스크랩이라는 용어가 법률에 명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철강산업 생태계 강화 기반 조성을 위한 수단으로 법 제26조(재생철자원의 공급망 강화)에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에 필요한 친환경 철강 원료인 재생철자원의 원활한 공급을 위하여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호) 고품질 재생철자원의 회수, 선별, 가공 및 유통 기반시설의 구축 및 고도화, 2호) 재생철자원 품질 등급의 표준화 및 인공지능 기반 자동 검수 시스템의 확산, 3호) 고품질 재생철자원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수입 다변화 및 전략적 비축 방안 마련, 4호) 재생철자원 거래 투명화를 위한 공정거래 환경 조성, 5호) 재생철자원 산업 종사자 및 기술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교육 및 인력 양성, 6호) 재생철자원 산업 관련 기업에 대한 입지·행정 등에 관한 지원사업을 할 수 있으며, 철스크랩 수급 안정 및 품질 고도화를 위한 민관협의체를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하였다.
또한 제27조(재생철자원 가공전문기업 육성)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재생철자원의 가공 규모, 재무 능력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기업을 재생철자원 가공전문기업으로 지정하고 우선하여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가공전문기업 지정 요건은 산업통상부에서 ‘고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26조의 지원사업은 별도로 산업통상부의 사업화 및 기획예산처의 예산 반영 및 집행 등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불특정 다수에게 투입하여야 한다. 반면에 제27조의 가공전문기업 지정은 철스크랩 산업의 건전하고 균형적인 발전을 위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지정 요건 및 절차에 따라서 불편부당하지 않게 지정하고 선정된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철스크랩의 가공 산업화라는 이슈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유사한 사례로 2018년 산업연구원에서 실시한 <철스크랩 전문 가공업체 지정을 위한 연구>에서 사업장 면적, 바닥 포장, 외벽 설치, 가공 설비의 종류, 환경관리 기준 등에 대한 시설·관리 기준을 제시한 바 있어 이를 근간으로 하여 세부 기준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철강자원협회에서는 가공전문기업 지정 요건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하여 주요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먼저 “가공이란 철스크랩에 섞여 있는 이물질 또는 유해 물질 등을 제거하여 품질 개선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와 “품질 개선 효과는 크지 않더라도 운반 효율성 및 전기로 장입성 개선 효과가 있는 것도 가공이라고 볼 수 있다”와 같이 ‘가공’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는 압축기, 길로틴 시어, 슈레딩 플랜트, 선별기 및 성분분석기, 흙털이 시설 중에서 어떤 설비를 가공 설비라고 할 것인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형적으로 보이는 사업장 부지, 설비의 보유 및 가동 이외에도 회사의 금융기관 신용등급 등 재무 능력은 물론 철스크랩 업계의 이력 및 사업주의 평판, 업계에 대한 기여도 등 정성적 요인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반영하여야 한다. 정성적 평가는 주관적이라서 다소 어려운 점이 있지만 철스크랩 업계의 공인 단체인 한국철강자원협회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평가한 점수를 반영하거나, 지정 신청 시 사전적으로 협회의 추천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방법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의 K-스틸법은 처음으로 정부에서 철스크랩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2026년 6월 17일 K-스틸법이 시행되면 철스크랩 업계의 고품질 철스크랩 공급을 위한 가공 역량 확대 및 유통시스템 개선 등 철스크랩 산업 육성 및 발전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펼쳐 주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