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중국 철스크랩 산업을 다시 봐야 하는 이유
[페로칼럼] 중국 철스크랩 산업을 다시 봐야 하는 이유
  • 정하영
  • 승인 2026.07.22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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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세계 최대 스크랩 발생국이자 소비국가다. 연간 소비량은 2억7,000만톤~3억톤에 달한다. 그런데 2020년부터 수입량은 100만톤 미만, 수입의존도 역시 1% 미만으로 사실상 자급자족(自給自足) 구조다. 이러한 구조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준비한 결과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만 해도 스크랩을 폐기물로 인식하고 한때는 수입을 금지시켰다. 그런데 2021년부터 정부가 직접 스크랩산업 육성에 나섰다.

  바로 회수-가공-유통-입고-제강에 이르는 ‘스크랩 클러스터화’다. 중국 정부는 순환경제와 자원 재활용,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2021년부터 ‘국가급 재생자원 산업기지’를 지정하여 육성하고 있다. 장쑤성에만 3곳(장자강(张家港), 창저우(常州), 우시(无锡))의 스크랩 가공 클러스터가 있고, 중국 최대 철강생산지역인 허베이성 당산시를 포함하여 안후이성(마안산), 산동성(린이), 광동성(포산), 저장성(닝보, 타이저우) 등 전국 6개 성에 9개의 국가급 재생자원 산업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산업 클러스터의 장점은 분명하다. 클러스터 내에는 대형 철강사 뿐만 아니라 수많은 회수업체, 유통 및 가공업체, 운송업체, 항만이 집중돼 있다. 따라서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발생지 → 가공공장 → 제강소에 이르는 물류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더 큰 장점은 한 지역에 수백만 톤의 스크랩이 모이다 보니 자동화 설비투자가 가능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기존 전통산업에도 AI 도입을 장려하고 있는데, 이른바 ‘AI 플러스 정책’이다. 스크랩 역시 자동 계근과 자동 절단기, 자동 압축기, 대형 슈레더와 AI 선별기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데, 소규모 업체가 이들 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AI 선별 로봇 자동분류 RFID(무선주파수 인식) 스마트 야드, 디지털 재고관리, 드론을 활용한 야적장 관리도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클러스터 내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거래가 이뤄진다. 시장가격이 빨리 형성되고 가격의 투명성, 더 나아가 거래 효율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기관, 업계, 학계가 연계된 시스템이다. 공동 연구는 물론 인력채용도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 정부는 클러스터간 경쟁을 유도한다.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경쟁과 기술개발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품질 수준을 높이는 한편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더 나아가 중국식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15-5 계획에서 강조하는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이다.

  그러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할까? 한때 중국정부는 스크랩을 폐기물로 인식하고 수입을 금지 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자원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2021년부터 산업단지 조성, 표준화, 환경규제, 대형화, 스마트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면서 세계 최대의 철스크랩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재생자원 산업단지(循环经济产业园)를 지정한 것 외에도 이들 지역에 ‘재생자원협회(再生资源協會)’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 형태지만 지방정부가 직접 지원을 한다.

  한국이 중국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기는 어렵다. 중국이니까 가능한 얘기일수도 있다. 그러나 스크랩의 중요성은 우리에게도 절실한 현실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이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과 금융 지원이다. 전기로 제강사 등 수요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한 가지만 말하라고 한다면 ‘납품상과의 신뢰회복’이다. 정책의 일관성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우리는 중국을 대함에 있어 늘 이중적 잣대를 갖는다. 너무도 빠른 성장에 부러움과 두려움이 있는가 하면, 중국산을 믿을 수 있겠어? 하는 의심과 무시하는 듯한 자세다. 중국의 무서움은 규모가 아니다. 정책의 연속성과 정부, 기관, 업계, 학계가 함께 일하는 방식이다. 변화는 부족함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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