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림철강, 생철·장척 가공 전문화…설비 과잉 시대 "해답은 저원가·직납"
[인터뷰] 세림철강, 생철·장척 가공 전문화…설비 과잉 시대 "해답은 저원가·직납"
  • 김도형
  • 승인 2026.02.23 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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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베스틸 1km 내 최적 입지…전국 200여개 발생처와 거래
세아 물류센터 내 장척 가공거점 운영…발생처 직납 물류 혁신
‘공동체’ 정신 강조…협력사에 압축기·길로틴 구매로 업계 상생
국내 고철업계 과잉 설비 투자 지적…저원가·적정 품질 ‘방점’
AI 검수, 제강사가 직도입해야…기업별 기준 및 KS규격 미통일

철스크랩 산업이 구조적 원가 상승과 과잉 설비 논란 속에서 방향성을 잃고 있는 가운데, 생철과 장척가공 중심 전략을 고수해온 세림철강의 행보가 주목된다.

2005년 설립된 세림철강은 ‘원가 중심 경영’을 원칙으로 시장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다. 군산 새만금산업단지 인근에 터를 잡은 세림철강은 최대 수요처인 세아베스틸 정문에서 약 1km거리라는 최적의 입지를 기반으로 물류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 단순한 집하 및 판매를 넘어 발생 단계부터 물류·가공·금융까지 연계해 안정적인 운영 구조를 구축해왔다.

곽관성 세림철강 대표는 회사의 정체성을 “생철과 장척가공에 특화된 철스크랩 전문 기업”이라고 규정한다.

세림철강은 현재 1, 2하치장과 더불어 세아베스틸 물류센터 내 장척가공 공급거점을 운영 중이다. 생철 발생량이 많은 외지 지역을 중심으로 3하치장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대 1만 평 규모까지 하치장 확장을 검토하고 있지만, 곽 대표는 “외형을 키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원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림철강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는 생철 전문화와 장척 가공, 물류 혁신이 꼽힌다. 곽 대표는 “스크랩은 발생지에서 바로 처리해야 원가를 낮출 수 있다”며 협력업체에 압축기나 길로틴 설비를 직접 지원하고 금융까지 연계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필요시에는 공급처에 스크랩을 보관하는 형태로 선매입해 적재 공간을 다각화하고, 공급처에서 수요처로 곧바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물류비를 절감하고 있다. 또한 세아베스틸 내 장척가공 공급거점을 운영하면서 중후장대한 장척 고철을 발생처에서 제강사로 직납 및 가공하는 구조를 도입하는 등 지속적인 물류비 절감과 구조적 혁신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세림철강이 적재한 생철류, 장척가공 제품.
(왼쪽부터) 세림철강의 핵심 품목인 생철류, 장척가공 제품.

이는 세림철강이 강조하는 ‘공동체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곽 대표는 “협력업체를 단순 매입처로 보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파트너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설비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에는 세림철강이 설비를 대신 구매해주고 근저당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곽 대표는 이를 두고 “협력사는 이자 부담 없이 설비를 활용하고, 우리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윈-윈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근 철스크랩 업계의 최대 현안으로는 설비 과잉 문제가 지목된다. 곽 대표는 “국내 철스크랩 산업은 발생량 대비 설비가 지나치게 많다”며 “특히 슈레더 설비는 수요를 넘어선 수준까지 들어와 원가 부담만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급 스크랩 수요 확대 자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무분별한 가공 설비 증설은 산업 경쟁력을 오히려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고급화는 설비 확대가 아니라, 발생 단계에서의 선별과 품질 관리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철스크랩과 철근 가격 상승에 대해서도 인건비와 물류비 등 원가 구조 전반이 오른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았다. 곽 대표는 “지금의 가격 상승은 단순한 시황 반등이 아니라, 원가 구조 자체가 올라간 결과”라며 “고철은 본질적으로 폐자원인 만큼, 과도한 가격 상승보다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철은 고철다워야 한다.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 발생처 경쟁만 심해지고,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세림철강 하치장에 적재된 중량류, 경량류 제품.

제강사와 철스크랩 업계의 관계에 대해서는 갑과 을의 구도가 아닌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곽 대표는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하거나 물량을 밀어내는 구조에서는 어느 한쪽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시장 상황과 원가 구조를 서로 공유하고, 충분한 소통을 통해 방향을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불필요한 가공과 과잉 설비를 줄이는 것이 제강사와 스크랩 업계 모두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인식이다.

철스크랩 수출과 관련해서는 불가피한 흐름임을 인정하면서도 품질을 전제로 한 책임 있는 대응을 주문했다. 곽 대표는 “수출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수출이라고 해서 품질을 낮추는 순간 업계 전체의 신뢰가 무너진다”며 “개별 업체가 아닌 조합 등 공동 대응 구조를 통해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I 검수 시스템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신중론을 폈다. 그는 “AI 검수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제강사별 기준과 KS 규격이 통일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자동화보다 중요한 것은 기준 정립”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궁극적으로는 방사선 탐지 설비를 제강사가 직접 설치해 효과를 거둔 사례처럼, AI 검수 기기들도 제강사별로 설치해 직접 운영하는 것이 더욱 고철 원가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림철강은 앞으로도 무리한 설비 확장보다는 생철 전문화와 장척스크랩 가공, 물류비 절감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곽 대표는 “철강산업과 철스크랩 산업 모두 지금은 원가 경쟁력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며 “과당 경쟁과 과잉 설비를 줄이고, 저원가·적정 품질 구조로 돌아가야 산업 전체가 지속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철강산업의 발전 과정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면 해답은 ‘저원가 노력’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 세림철강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곽관성 세림철강 대표이사.
곽관성 세림철강 대표이사.

세림철강은 2005년 설립된 생철과 장척스크랩 가공 중심의 철스크랩 전문 기업입니다. 세아베스틸과 인접한 입지를 바탕으로 물류 효율을 극대화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현재 1·2하치장을 운영 중이고, 3하치장 확보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세아베스틸 물류센터 내 장철스크랩 공급거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대 하치장 면적은 약 1만 평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보유 장비로는 쓰리축 집게차, 포크레인, 일반 집게차 등이 있으며, 25톤 방통차 5대는 도급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척가공 공급 거점에서는 도급사가 길로틴 등의 설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사는 전국 약 200여 개 발생처를 두고 생철을 직접 확보하는 한편, 장척가공 모재는 폐선박과 철거, 공장입찰 등을 통해 확보하고 있습니다. 수요처는 세아베스틸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공급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림철강의 가장 큰 차별점은 단순 집하·판매를 넘어 발생 단계부터 물류, 가공, 금융까지 연계하는 운영 방식에 있습니다. 특히 ‘저원가·고효율’을 핵심 가치로 삼아 철스크랩 본연의 경쟁력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주요 수요처와 공급처는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세림철강의 수요처는 세아베스틸이 사실상 99%를 차지하고 있으며, 공급처는 전국 약 200여 개사로 구성돼 있습니다. 당사는 생철과 장척스크랩 물량을 중점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수요처 집중–공급처 다변화’ 구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물량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Q. 세림철강의 차별점과 경쟁력은 무엇인가.

세림철강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는 생철 전문 전략과 장척스크랩 공급거점을 세아베스틸 내에 직접 임대 운영하면서 획기적인 물류 절감 혁신을 이룬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스크랩은 발생지에서 바로 처리해야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원칙 아래, 협력업체에 압축기나 길로틴 등 설비를 직접 지원하고 이를 금융까지 연계하고 있습니다. 또 중후장대한 장척고철을 발생처에서 제강사로 바로 이동 및 가공하는 구조를 도입해 물류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있습니다. 상생을 원칙으로 각자 잘하는 분야를 극대화하자는 전략입니다. 아울러 필요시 철스크랩을 공급처가 보관하는 형태(보관증 확보)로 선매입해 적재 공간을 다각화하는 한편, 공급처에서 한 번에 수요처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물류비를 절감하는 구조도 갖추고 있습니다.

또 세림철강은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 주요 중대형사와 장기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 가격 경쟁에 의존하지 않고도 신뢰를 기반으로 거래를 지속할 수 있는 강점이 됩니다.

결국 세림철강의 경쟁력은 품질, 물류, 가공, 금융 등 철강 공급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통합 관리하면서 고객 맞춤형 철스크랩 공급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Q. 협력업체와의 ‘공동체 정신’을 기치로 삼고 있는데, 어떤 철학을 가지고 계신지?

세림철강은 협력업체와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상호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정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사는 협력업체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서로의 이익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생처에서 발생한 철스크랩을 안정적으로 수거하고, 가공과 물류 과정까지 효율적으로 연결함으로써 협력업체가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과 기술 부분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상호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협력업체가 설비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세림철강이 길로틴 등의 설비를 대신 구매해 주고 근저당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상생 성장을 지원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협력사는 이자 부담 없이 설비를 활용하고, 세림철강은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입니다. 현재 이런 방식으로 협력하는 업체가 약 10여 군데에 이르고 있습니다.

Q. 지난해 취급 물량과 올해 목표가 궁금합니다.

2024년에는 총 26만 톤, 2025년에는 총 28만 톤 가량을 취급했습니다. 생철은 2년 연속 약 15만 톤을 기록했으며, 장척스크랩은 연간 6만 톤 정도 수준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수요처가 세아베스틸로 집중된 구조인 만큼, 무리한 물량 확대보다는 안정적인 공급과 효율성 향상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올해 역시 외형 중심의 성장보다는 수익성과 효율성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단, 3하치장 확보와 물류, 가공 역량 보강을 통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우선은 생철과 장척스크랩 중심의 영업 전략을 유지하면서 전체 물량도 비슷한 수준을 따라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Q. 투자 계획과 경영 전략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저희 회사의 경영 전략은 생철과 장척 스크랩 가공 전문 업체로 가는 것입니다. 생철은 고급스크랩인 만큼 발생처 확보가 중요합니다. 장척 스크랩은 중후장대한다는 점에서 물류나 가공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물류비 절감이 필요한 품목입니다.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현재 사업장 인근에서는 생철 발생량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생철이 많이 발생하는 외지 지역에 신규 하치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근 GM 대우 공장을 중심으로 생철이 꾸준히 발생했지만, 공장 이전 이후에는 이 지역에서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서울이나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 물량을 매입해 현재 하치장으로 가져오게 되면 운반비만으로도 kg당 약 20~25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당사 인근에 신규 하치장(3하치장)을 두고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경기도나 충청권 등 생철 발생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장척스크랩 모재 확보는 현재 국내 폐선박 스크랩의 약 60%를 당사가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폐선박 전문화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철거와 공장 발생 스크랩 입찰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또 하나의 경영 전략은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단순 매입·매출 관계가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가져가는 것입니다. 설비 투자나 자금이 필요한 협력업체에는 압축기나 길로틴 설비를 지원하거나 금융적인 도움을 제공해 왔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왔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당사는 무리한 설비 확장이나 과잉 투자를 지양하고, 생철과 장척스크랩 가공 전문화 및 물류비 절감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K-스틸법을 통해 철스크랩에 대한 법적 지위와 지원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현재 후속법안이 준비 중인데, 향후 정부에 바라는 정책이 있다면?

철스크랩 산업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부분은 결국 원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철강산업 전반이 글로벌 경쟁 환경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품질 이전에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산업 자체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현재 국내 철스크랩 산업은 설비 투자가 과도하게 이뤄진 상태입니다. 제강사뿐만 아니라 스크랩 업계 역시 슈레더 등 고가 설비가 지나치게 많이 도입돼 있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가공비와 전력비, 인건비가 원가에 계속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철스크랩 가격이 안정되기 어렵고, 결국 철강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는 철스크랩 산업에 대해서도 과잉 설비 투자를 억제하고, 구조조정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철강산업만이 아니라 철스크랩 산업 역시 합리적인 설비 규모와 적정 가공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이뤄져야 합니다.

철스크랩은 본질적으로 폐자원인 만큼 지나치게 고급화·고가화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철스크랩은 철스크랩다워야 하고 제품은 제품다워야 한다는 원칙, 즉 ‘가격앞에 장사없다’는 대전제 하에 안정적인 가격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철스크랩 업계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했듯 과잉 설비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철스크랩 발생량 대비 설비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와 있고, 그 부담이 그대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국내 철스크랩 산업은 설비 투자 규모가 상당히 과도한 편입니다. 특히 적당한 저비용으로 가공해도 충분한 경량 모재를 과잉 가공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슈레더 설비의 경우 제강사의 요구에 맞추다 보니 업계 전반에 무리하게 도입된 측면이 큽니다. 슈레더는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 특정 품목을 처리하는 데는 필요하지만, 모든 스크랩을 고급 가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설비가 경쟁적으로 들어오면서 전력비, 인건비, 유지비 등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철스크랩이 본래 폐자원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업계 전반이 과당 경쟁에 빠지게 됐습니다. 결국 설비를 놀릴 수 없기 때문에 낮은 마진이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모재 물량을 확보해 적자로 판매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업계 전체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철스크랩은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야 원가가 낮아지는데, 과도한 설비와 집적 구조로 인해 오히려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물류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업계가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설비 과잉 문제를 해소하고, 물류비를 최소화해 적정 원가와 적정 가공 수준으로 돌아가는 구조적인 원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철스크랩·철근 가격 상승을 어떻게 보고 있나.

철스크랩과 철근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단순한 가격 상승이라기보다, 비용 구조 자체가 올라간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원자재비용 상승이 있지 않습니까. 물가가 전반적으로 올라간 상황에서 고철 가격만 따로 떨어지기는 어렵고 물류비와 인건비, 전력비 등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또 하나는 과잉생산 문제입니다. 중국발 과잉 공급과 글로벌 설비 과잉이 맞물리면서 원가가 올라가고, 이 부분이 국내 스크랩·철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구조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 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철스크랩 산업은 본질적으로 폐기물 성격이 강한 자원입니다. 국제적으로도 고철은 폐기물로 분류되는데, 본래는 저렴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설비 비용이 과도하고 들어가고 물류비가 높아지다 보니 가격이 과도하게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저는 이런 가격 흐름이 단기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구조적 원가 상승과 설비 비용 문제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으며, 가격이 안정될 수 있는 방향으로 업계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고철은 고철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다한 설비투자와 가공, 그리고 가공처까지 재이동되는 물류비에 대한 부담은 발생처 경쟁의 심화를 부추길 뿐만 아니라 최종 완제품까지 가격이 전가되면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구조가 됩니다. 이런 점에서 철스크랩 가격은 상승보다 저가 수준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제강사와 철스크랩 업계의 상생 방안은.

제강사와 철스크랩 업계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 관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하거나 연간 및 월별 목표 물량을 정해주는 구조에서는 어느 한쪽도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시장 상황과 원가 구조를 서로 공유하고,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함께 방향을 맞춰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철스크랩은 원가가 핵심인 산업이기 때문에, 저원가 구조를 함께 연구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가공이나 과도한 설비 투자를 줄이고 적정 품질의 스크랩을 적정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제강사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스크랩 업계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또 수요가 줄거나 공급이 불안정할 경우에는 제강사가 이를 업계와 공유하고, 필요하다면 수입 물량 조정 등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정보 공유와 협의가 이뤄져야 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고 가격도 안정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수요처와 공급처 간의 정기적인 협의체 운영입니다. 제강사와 스크랩 업계가 상시적으로 원가 구조와 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저원가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지난해 철스크랩 수출이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철스크랩 수출은 막을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 원리에 따라 가격이 맞으면 수출이 나가는 것이고, 이를 인위적으로 통제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수출 물량의 품질 관리입니다. 국내 제강사에 납품할 때는 깨끗하게 선별하고 관리하던 스크랩을, 수출이라고 해서 품질을 낮추는 경우가 생기면 업계 전체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수출된 이력을 보면 다수가 국내에서 사용이 어려운 저급 스크랩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개별 업체 단위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출은 일정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고, 계약 이행에 대한 책임도 따르기 때문에 조합이나 공동 대응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계약 이행이나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신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좋은 예시로는 일본의 관동철원협동조합이 있습니다.

결국 철스크랩 수출은 불가피한 흐름이지만 품질을 전제로 한 책임 있는 수출이 이뤄져야 하고, 업계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AI 검수 시스템 도입에 대한 생각은.

AI 검수 시스템은 철스크랩 품질 관리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람이 직접 검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주관적 판단을 보완하고, 선별 속도를 높여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AI 검수 시스템의 주체는 각 제강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강사별 기준과 KS 규격이 통일되지 않은 가운데 철스크랩 업계가 AI 검수를 도입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높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자동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크랩 처리 원가도 고려한 단계적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현재 방사능 검수도 제강사에 설치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AI 검수는 제강사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철스크랩 업계가 저원가·고효율 운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기술 발전과 현장 적용 등에 따라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Q. 고급스크랩 수요가 늘어나면서 슈레더 등 가공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고급 스크랩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가공 설비 확대가 반드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이미 슈레더 설비가 수요 대비 과도하게 구축돼 있으며, 추가적인 설비 투자는 오히려 원가 부담과 과잉 경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철스크랩은 본질적으로 저가 자원입니다. 무분별한 가공은 고철의 장점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급화는 필요하지만 품질 과잉은 업계 전체의 생존에 대한 자해 행위입니다. 발생 단계에서의 선별과 품질 관리, 그리고 수요처와의 기준 정립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고급스크랩 시장 확대에 따라 수요에 맞는 적정 수준의 가공과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렸듯 고철은 고철다워야 합니다. 세림철강은 저원가와 적정 품질이라는 핵심 가치를 두고 생철과 장척가공 전문화 중심의 경영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철강산업과 철스크랩 산업 모두 지금은 원가 경쟁력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과당경쟁과 과잉설비는 줄이고, 저원가와 적정 품질의 구조를 만들어야 산업 전체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일본 철강산업의 치열한 ‘생존형 원가절감’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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